두 발로 서있는 고양이, 뭘 원하는 걸까?
고양이는 매우 독특한 동물이다. 고양이의 모든 행동은 한 마디 말로 정의할 수 없다. 고양이는 야옹하고 울기보다 몸짓 언어로 더 많은 의사소통을 한다.
그런데 가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는 고양이도 있다. 바로 두 발로 서 있는 포즈다. 고양이는 보통 네 발을 모두 사용해서 걷거나 뛰어다니는데, 몸을 꼿꼿이 세우고 뒷발 두 개만 이용해서 마치 사람처럼 서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렇게 서서 꽤 오랜 시간 버티는 고양이도 있다.
고양이 집사들의 소셜 네트워크에는 이렇게 두 발로 서 있는 고양이의 사진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우리 고양이가 몇 시간이나 이러고 있어요'라는 부가 설명과 함께 말이다. 도대체 고양이는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집사라면 고양이가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심지어는 가구에 머리를 문지르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을 것이다.
이런 행동은 고양이가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고양이는 양 볼에 분비선이 있어서 호르몬이 나온다. 즉, 자신의 냄새를 묻혀서 "내 꺼"라고 표시해두는 것이다.
고양이들끼리 머리와 뺨을 비비며 인사를 나누거나 사람에게 다가와 머리를 부비기 위해 고양이는 뒷다리로 일어선다.
그러니 다음 번에 고양이가 당신에게 다가와 두 발로 일어선다면 고양이의 애정을 받아주고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 된다. 고양이에게 다시 애정 표현을 돌려주고 싶다면 고양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만져주자.
방바닥에 누워 뒹굴거리는 고양이가 귀여워서 만져주려고 다가가는 순간 고양이가 두 발로 일어섰다면 이것은 빨리 만져달라는 뜻이다. 만약 고양이의 털을 빗어주고 있는데 뒷발로 일어선다면, '집사, 난 여기가 가려워'라고 말하는 것이니 미처 털을 빗지 못한 부위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어떤 고양이들은 집사가 브러시를 집어들기만 해도 두 발로 일어서서 기다린다. 당신이 만져주고 있을 때 고양이가 몸을 일으킨다면 더 격렬하게 만져주도록 하자.
거의 모든 반려동물은 주인이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내도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거리며 쳐다본다는 특징이 있다.
더욱 흥분한 고양이는 소리의 근원을 확인하기 위해 뒷발로 일어서서 쳐다본다. 아무리 얌전한 고양이라도 간식에 당해내지는 못한다. 어떤 동물들은 주인이 간식이 있는 장소인 부엌이나 찬장 근처만 가도 흥분한다.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말이 있는 만큼 고양이는 호기심이 대단히 강한 동물이다. 뭔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면 고양이는 당장에 달려간다.
조금 귀차니즘이 강한 고양이라면 그 자리에 두 발로 서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궁금해할 것이다. 혹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 때 뒷발로 일어나 키를 높이기도 한다.
호기심을 느끼는 대상이 조금 높은 곳에 있거나, 앞발로 그것을 잡고 싶을 때 고양이는 더 가까이 다가기 위해 두 발로 선다.
또 당신이 손에 뭔가를 들고 있을 때 그것을 자세히 보려고 고양이는 몸을 세운다. 꼭 간식이거나 먹이일 필요는 없다. 평소 당신이 들고다니지 않던 물건이거나, 냄새가 낯선 물건이라면 고양이는 호기심을 보일 것이다.
우리 반려묘는 집에서 뒹굴거리며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과지만, 사실 고양이는 육식동물이고 뛰어난 사냥꾼이다. 집고양이도 당연히 이런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영역 싸움도 한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덩치가 커 보이게 하기 위해 고양이는 뒷발로 일어선다. 어쩔 때는 몸을 아치형으로 구부리고 옆으로 통통 튀어가는 '사이드 스텝'을 선보이기도 한다. 만약 뒷발로 서 있는 고양이가 흥분한 것 같다면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