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복슬복슬하고 부드러운 털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물론 털이 하나도 없는 스핑크스 고양이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스핑크스도 아닌 자신의 반려묘가 점점 털 빠지는 고양이로 변모하며 심지어 털이 있어야 할 곳에 맨몸이 드러난다면? 당장 심각하게 대응하자.
반려묘의 탈모는 사실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집안 곳곳에 털 빠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만 봐도 증거가 된다. 대개 머리와 목, 허벅지, 복부 그리고 허리와 옆구리 주위에서 발생하는데 보통은 벼룩이나 이, 진드기 같은 기생충이 탈모를 유발시키는 원인이다. 또한 음식 알레르기나 박테리아와 곰팡이 감염, 혹은 신진대사 문제, 임신과 의약품으로도 탈모는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하기의 몇 가지 요인들이 추가된다.
1. 갑상선 기능 항진증 : 체중이 감량하거나 그루밍을 멈춘다면 이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갈증을 과도하게 느끼거나 많은 배뇨량, 먹어도 먹어도 또 먹으려는 행동을 할 수도 있는데, 이 모든 증상들은 약물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2. 갑성선 기능 저하층 :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는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갑상선 호르몬 수준이 저하되는 상태다. 항진증과 마찬가지로 탈모를 유발시키고 체중이 줄어들 수 있다.
3. 농피증 : 화농성의 피부병을 일컫는데 과도하게 긁거나 물어서 피부가 세균성으로 변질되는 증상이다. 특정 부위에서 탈모가 진행되는 것 외에도 딱딱하게 굳은 곳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4. 도랑이 진드기 : 고양이 몸 안으로 파고드는 진드기로 인해 유발된다. 이 경우 반려묘는 극도의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
5. 백선 : 곰팡이 감염의 한 형태로, 균이 모발을 감염시키면서 둥근 반점이 생긴다.
6. 고양이 내분비 탈모 : 호르몬 수치와 관련이 있는 드물게 발견되는 증상이다. 만일 이 질병을 앓고 있다면 복부와 안쪽 다리, 생식기 주변에 탈모가 발생한다.
7. 정신성 탈모 : 일종의 강박 장애로 고양이가 과도하게 그루밍을 할 경우 나타날 수 있다. 탈모와 더불어 일부 고양이들은 자신의 털을 직접 뽑아내는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수의사인 제니퍼 라발리(Jennifer Lavallee)는 보통 고양이의 털 빠짐은 정상적인 것으로, 매년 크게 2번 정도 털 빠짐 현상을 겪는 주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고양이들의 털 빠짐 패턴턴도 각기 다른데, 아주 적은 털이 빠지는 고양이가 있는 반면 매우 많이 탈모 현상을 겪는 고양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양이의 털 밑의 피부가 하얀색이 아닌 붉은색이거나 혹은 울퉁불퉁하고 염증이 발견됐다면 이는 탈모 증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구토를 하거나 자주 한 뭉치만 한 털을 뽑아낼 경우에도 탈모 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집안에 털 빠진 흔적이 자주 보이지 않더라도 고양이가 그루밍을 하면서 털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탈모가 없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사실 건강한 반려묘는 털의 질감에 변화가 없다. 대체적으로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모양도 균일하다. 마치 고양이가 털끝을 씹어먹은 것처럼 날카로워 보인다면 역시 탈모 징후를 의심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질병 혹은 기생충으로 고통받을 경우 고양이들은 과도하게 그루밍을 하거나 털을 뽑기 때문.
이미 탈모로 의심되는 여러 징후들이 보였다면, 현재 반려묘가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곧장 수의사에 데려가야 한다. 혹은 집에서도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먼저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식단으로 변경해주는 것이 좋은데, 연어나 칠면조가 적당하다. 여기에 비타민 E와 B가 든 영양제를 첨가해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다만 일부 수의사들은 생선이 가미된 사료의 경우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식단 개선 외에도 백신 접종으로 탈모뿐 아니라 잠재 질병을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목욕으로 몸을 깨끗이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브러쉬 역시 고품질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