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반려견을 길들인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나는 내 골든리트리버들이 너무 좋다. 내 골든리트리버들도 나랑 낮잠을 자는 것을 참 좋아한다. 한창 이른 점심 때의 낮잠을 즐길 때면 수면 단계 중 깊은 수면 상태에 해당되는 단계인 렘 수면 단계에 빠르게 빠져든다. 깊은 수면 단계에 빠져드는 속도가 어느정도냐면 방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으며, 빛이 반짝이고 어딘가로 향하는 문이 열리는 것 같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시간여행을 하는 꿈일 것이다.
나는 꿈 속에서 시간여행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여행을 할 때 오그와 그로그라는 이름을 가진 원시인 친구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장난치려고 이런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 이들이 고기가 우연히 불에 떨어져 구워먹는 고기를 처음 발견하였을 때, 그리고 사발처럼 생긴 돌에 함께 놓여져 있던 고기와 야채가 우연히 불 근처에 놓여 있어 스프가 만들어진 것을 처음 발견하였을 때 이들과 함께 있었다. 이 후 나는 이 꿈의 끝에 무엇이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생각이 듦과 함께 시간여행을 위한 차원의 문이 갑자기 닫히며 사바나 초원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내 원시인 친구들의 야영지를 굽어보는 위치에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들이 날 볼 수는 없었지만 나는 이들을 보고 이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수천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한 것 같다. 내가 오그와 그로그의 야영지를 굽어 내려다 보았을 때 새로운 것을 발견하였는데 이들이 마치 늑대나 개처럼 보이는 생물을 데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그것이 아마 인류가 처음 길들이기 시작한 개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고고학자들은 개가 길들여지기 시작한건 만 오천 년 전부터였다고 주장하며, 가축화된 모든 개들은 회색늑대를 그 조상으로 두고있다고 한다. 늑대가 조상이라니! 비숑이나 치와와, 또는 닥스훈드 같은 종을 보면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사실이다. 고고학 기록물 보관소에서 일하는 수잔 크록포드는 인류가 처음 정착한 지역 근처에서도 그렇지만 유목민 생활을 조금은 벗어난 수렵민들의 야영지 근처에서도 인간이 버리는 음식 찌꺼기를 먹기 위해 늑대들이 살았었다고 말한다. 오늘날 내가 키우는 개들이 보이는 음식을 구걸하는 행동을 보면 이는 어느정도 맞는 말인듯 하다. 내 반려견들은 강아지들이 흔히 하는 '최면요법'을 쓰는데 내가 뭘 먹고 있든 마치 최면을 걸듯이 쳐다보며 먹고 있던 것을 주게끔 만든다.
내가 오그와 그로그의 야영지를 방문하였을 때를 빌어 추가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가 볼 땐 인간과 개들 사이에 공생관계가 형성된 듯 싶다. 밤이면 개들은 혹시 수상한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지 경계를 하고 이상한 낌새가 느껴질 경우 짖는 소리로 이에 대해 알린다. 오늘날의 개들과 똑같다. 내가 지켜보던 중 개들이 크게 짖었고, 오그와 그로그 중 이를 들은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 이상한 일은 없는지 밖을 살펴본 뒤에 개에게 작은 고깃조각을 던져준다. 바로 개들이 잘했을 때 보상으로 주는 '개 간식'이 발명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간식주기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이 자주 하는 조금 비싼 습관이 되었다. 우리의 원시인 친구들이 사냥을 나갈 때면 개들도 함께 동행하여 사냥감을 찾는데 힘을 보태는 좋은 사냥개의 역할을 한다. 이 때 당시 그로그와 오그는 먼 미래인 2017년 미국에만 해도 반려견 관련 시장이 62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때 차원의 문이 갑자기 다시 열리며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다리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느껴 쳐다보니 내가 키우는 반려견 '클로에'가 산책을 가자며 나를 깨우고 있는 것이었다. 난 우리 반려견들이 정말 좋다! 산책이 끝나고 다시 낮잠을 잘 생각이다. 만 오천 년만에 다시 자는 낮잠이다!
매일매일이 선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다른 날보다 더 재밌는 날이 펼쳐질 때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