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이 개에게 독이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초콜릿에 있는 테오브로민이라는 물질을 개가 섭취하면 소량 먹는 것만으로도 근육 떨림 및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초콜릿 제품 보관에 특별히 유의한다.
하지만 반려견이 섭취하면 위험한 과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일은 사람 몸에 좋으니 반려견의 몸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캐나다 밴쿠버의 동물행동주의자이자 동물복지과학자 레저 박사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지인이 자신의 개에게 건포도를 4분의 1컵 먹인 적이 있다고 전했다.
2009년 수의학 기록에 따르면 포도를 섭취해 동물병원을 찾은 반려견 사례가 169건이었다.
연구 결과 포도를 섭취한 개 중 절반 정도는 아무런 징후를 보이지 않았지만, 40%는 중독 증상을 보였다.
이 개들이 보인 증상은 갈증 증가, 배뇨 증가, 식욕 감소, 구토, 혼수 상태 등이었다.
약 50마리의 개는 중독 증상에서 회복했지만 15마리는 신부전으로 사망했다.
레저의 개는 운이 좋았다. 포피라는 이름의 이 개는 신속하게 동물병원으로 옮겨졌고 수의사가 포피를 즉시 치료했다.
반려동물이 유독한 식품이나 물질을 섭취했다면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해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견이 포도를 섭취하고도 중독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며 안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가 한 번 중독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해서 다음에도 그러리라는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또 어떤 개가 중독 증상을 보이고 어떤 개가 보이지 않을지 알 수 없으니 애초부터 개가 위험한 것을 섭취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편이 좋다.
만약 반려견이 포도나 건포도 등 포도로 만들어진 식품을 먹었다면 어떤 것을 얼마나 먹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정보를 수의사에게 전달해야 수의사가 어떻게 치료를 할지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반려견 주인이 반려견이 섭취한 포도 또는 건포도가 몇 알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면 구토 유발제를 먹였을 때 나온 포도/건포도 알의 수를 세서 치료를 끝마칠 수 있다. 정확한 양을 알지 못한다면 정맥 수액을 놓고 48시간 동안 신장 기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포피 또한 주인인 레저가 포피가 섭취한 건포도의 양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포피는 구토 유발제를 맞고 건포도를 토해낸 뒤 수액을 맞고 신부전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포피는 완전히 회복했다.
포피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반려견이 포도, 건포도, 과일이 들어간 빵, 포도주 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가 급성 신부전에 걸릴 수 있다.
한편 그 외에도 반려동물에게 위험한 음식이 존재한다.
반려동물이 섭취하면 안 되는 음식은 기름진 음식, 뼈, 양파, 마늘, 견과류, 달걀 흰자, 날생선, 소금, 버섯, 아보카도, 체리, 알코올, 카페인, 우유, 이스트, 루바브(대황) 등이다.
또 튤립, 수선화, 사고 야자, 진달래 등의 식물이 반려동물에게 유해하다. 그리고 사람용 약물과 청소용품 등에 반려동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중독의 징후로는 기침, 설사, 배뇨 감소, 변색된 잇몸, 침흘림, 식욕 부진, 메스꺼움 및 구토 등이 있다.
반려동물이 중독 증상을 보인다면 우선 반려동물이 섭취한 혹은 섭취했다고 의심되는 물질을 동물병원에 함께 가져가 수의사에게 보여야 한다. 그리고 섭취 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동물을 수의사에게 데려가야 한다. 원래 다니던 동물병원이라면 반려동물에 관련된 정보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반려동물의 나이, 체중, 종류, 증상 등의 정보를 제공해 수의사가 적절하게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