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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팸타임스 Feb 28. 2018

죽지않는 예술, 박제에 대한 모든 것

▲사진 출처=셔터스톡

일본 도쿄 시부야역에서 9년간 자신의 보호자를 기다렸던 유명한 강아지 '하치코(Hachiko)'와 영국의 멸종된 턴스피트 견종 '위스키(Whiskey)'의 공통점은? 현재 박물관에서 박제로 전시되며 불멸의 생을 보내고 있다는 것. 박제는 왜, 어떤 목적으로 시작됐을까? 


정의 


위키백과는 박제(Taxidermy)를 "깃털과 모피, 비늘과 함께 동물의 피부를 보존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박제는 그리스어의 '주문, 준비, 배열' 등을 의미하는 'Taxi'와 '피부'라는 뜻의 'dermy'가 합쳐진 단어다. 프랑스 파리 국립박물관의 조류학자 루이 뒤프렌(Louis Dufresne)에 의해 처음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역사 


박제는 수 천년 전 고대 이집트 왕가들의 개와 고양이, 원숭이, 새 혹은 다른 반려동물들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집트인들은 동물들의 피부 보존을 위해 주사나 향신료, 기름이나 기타 방부제들을 사용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표본을 더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닌 당시 시대의 전통을 따르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 과거 북유럽에서도 박제술은 존재했다.


그들은 사자와 호랑이, 늑대나 곰 등 동물의 가죽을 무두질(Tanning)해 박제와 같은 형태를 만들었다. 

또한 아메리카 원주민들도 이런 비슷한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가령 수(Sioux), 체로키(Cherokee), 샤이엔(Chyeynne) 족들은 도구와 옷을 치장하고 만들기 위해 동물들의 피부를 박제로 보존시켰다. 

▲사진 출처=셔터스톡

이후 유럽은 과학 및 기술 발달로 전반적인 생활 조건이 개선되면서 이런 동물 가죽의 태닝(박제술의 초기 형태) 기술은 점차 수요가 감소했다. 대신 자연주의적 전시회에 초점을 둔 현대 박제술이 등장했다. 현대 박제술은 400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데, 동물들을 실제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  


박제와 관련한 책을 집필한 조안나 에벤스타인(Joanna Ebenstein)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빅토리아 여왕 시기는 자연사에 관련해 가장 열정이 많았던 때로, 가정집에서는 새들을 볼 수 있었고여성들은 벌새 귀걸이를 착용하고 다녔다고 한다. 또한 새로운 동물 표본을 발견하기 위해 수십명의 탐험가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동물 박제술은 이전보다 더 많이 행해졌다. 


이 시기에는 '자연주의' 개념도 널리 퍼졌는데, 특히 부자들과 박물관들은 박제사를 고용해 교육을 받기도했다. 박제사들은 19세기 후반동안 미국과 영국에서 수요가 꽤 많았다. 박제의 역사를 집필한 패트 모리스(Pat Marris)는 박제사들이 잠재 고객들을 놓고 경쟁하면서 거의 모든 마을에서 박제사들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사진 기술이 발달하고 2차 세계대전으로 사냥이 아닌 야생 보존 요구가 높아지면서 박제술의 인기는 점차 하락했다. 


성역 파괴 


그러나 박제가 여전히 대중들의 흥미를 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한때 미국 남동부에서 가장 큰 박제 스튜디오를 소유했고 세계 박제 대회까지 운영했던 래리 블롬키스트(Larry Blomquist)는 여전히 대중들들이 박제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표한다며 매주 박제 박람회에 관한 연락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고생물학자 제니퍼 홀(Jennifer Hall)은 여성들이 박제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과거에 여성이 참여할 수 없었던 특정 영역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박제는 남성들이 지배하던 분야로 여성들은 이런 장벽을 무너뜨리고 싶어한다는 것. 

▲사진 출처=셔터스톡

오늘날의 박제 


일반적이진 않지만 박제에 흥미를 느끼며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미 캘리포니아의 프레이 박제(Prey Taxidermy) 소유주인 앨리스 마컴(Allis Markham)은 디즈니에서 근무하다 그만두고 박제 분야로 커리어를 옮긴 독특한 이력을 갖고있다. 그는 박제를 할 때 완전한 성취감을 느낀다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공간인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다 만들 수 있는 오늘날, 물리적인 형태와 접촉하는 감각은 박제가 부활하는데 중요한 핵심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현대의 박제술은 이전보다 좀 더 트렌디한 예술 형식으로 이동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과학적인 목적의 쓰임이 더 많다. 즉 멸종 위기에 처했거나 혹은 멸종된 동물의 보존된 개체에서 DNA를 추출하거나 전시로 복원하는데 활용된다. 그러나 박제가 단지 죽은 동물을 전시하고 그들의 몸과 피부를 보존하는데서 그치는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옳지 않다. 실제 존재했던 것들을 표현하고 나타내는, 아름다운 그러나 죽지않는 예술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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