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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팸타임스 Mar 15. 2018

사람이 좋아하는 품종견의 말 못 할 아픔

▲출처=셔터스톡

인간과 개는 아주 오랜 시간 전부터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개는 늘 인간의 곁에 살며 인간을 도왔으며,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 특별한 관계가 늘 좋은 것은 아니다. 때때로 이런 관계는 폭력적이고 금기시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순종 강아지, 혹은 품종견에 얽힌 안타까운 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특정 품종의 개를 선호한다. 강아지 분양을 고려 중이라면 다양한 강아지 사진을 보며 어떤 품종을 분양받을지 고민하기도 한다. 


또 도그쇼나 어질리티 대회에서 활약하는 견종을 보고 해당 품종 분양을 고려하기도 한다. 

사람이 정한 개의 아름다움, 반려견에 적합한 성격, 독특한 외모가 개에게는 불행한 요소이기도 하다. 


어떤 개가 부정교합이나 호흡 곤란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혹은 걸음걸이가 이상한 개를 본 적이 있는가? 이 개들은 아마도 사람이 만들어낸 품종, 순혈주의로 인해 유전병을 갖게 된 동물일 것이다. 


작가인 나다니엘 블레이크는 사람들이 개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개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의 이상에 맞는 개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작용을 무시하는 것이다. 

▲출처=셔터스톡

근친 교배가 진행되고 유전병, 기형을 지니고 태어나는 강아지들이 많은 경우에 비해 전문 브리더에 의해 혈통 관리가 이뤄진 소위 '혈통견'은 유전병 문제가 적다. 이런 개들은 대부분 도그쇼에 출전한다. 


하지만 도그쇼는 사람이 정한 기준의 틀에 개들을 맞추는 것이다. 이 규정은 대부분 숨이 막힐 정도로 치밀하다. 사람이 정한 '표준'에서 아주 약간만 벗어나더라도 그 개는 '순종'이라고 불리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미적 표준에 맞추기 위해 개에게 미용 성형을 실시하는 반려견 주인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단이와 단미 수술이다. 단이란 개의 귀를 잘라 뾰족하게 세우는 성형 수술이고, 단미란 개의 꼬리를 자르는 수술이다. 


도베르만 핀셔, 미니핀, 슈나우저 등의 견종은 외적인 미를 위해 단이와 단미 수술을 겪는다.

이것은 너무 많은 고통을 유발하는 수술이며, 목적은 단순히 '미적 감각'일 뿐이다. 


또한 사람이 정한 이상정인 개의 외모를 위해 개량된 수많은 개들이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 

예를 들어 불독은 얼굴에 주름이 많고 살이 두툼할수록 '가치가 높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불독들이 호흡 문제를 겪는다. 어깨와 가슴이 지나치게 넓고 골반은 좁게 개량돼 골반이형성장애를 겪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캘리포니아대학 수의학과의 교수 닐 페더슨은 브리더들이 '이상적인' 불독을 만들어내려고 선택적 번식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주름이 많고 살이 찐 불독끼리 교배를 시켜 더욱 더 주름이 많고 살이 두툼한 강아지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유전자풀이 제한되고 건강한 유전자가 후손에게 이어지지 못한다. 


페더슨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개들은 유전적 다양성을 많이 잃어버렸다. 개들의 품종을 마치 틀처럼 정해놓는 것은 유전자를 제한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출처=픽사베이

개를 정말 사랑한다면 해야 할 일 


미국 최대 동물 단체인 동물학대방지협회(ASPCA)를 비롯해 수많은 동물 보호 단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SPCA의 언론 및 통신 이사인 레베카 골드릭은 개 품종 브리딩 표준을 만들고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가장 비난받아야 하는 사람은 비윤리적인 브리더들이지만, 개를 분양받는 반려견 주인들도 어느 정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 결국 이들이 외모가 매력적이지만 건강하지 않은 강아지 품종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골드리은 "윤리적인 브리더들은 개의 외모가 아니라 건강, 복지, 행동 등을 우선시할 것이다.

이들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므로 번식에 참여할 개체를 제대로 선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골든 리트리버와 스탠다드 푸들을 교배한 골든두들 종의 개가 큰 인기를 끌었고, 브리더들이 수많은 골든두들 강아지를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북미골든두들협회(GANA)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 엄격한 건강 표준을 설정했다. 골든두들을 브리딩 및 분양하고 싶은 브리더들은 이 표준을 따라야 한다. 


GANA는 앞으로 시간을 들여 견종 표준도 설정할 계획이다. 이것은 다른 켄넬클럽이 요구하는 매우 제한적인 표준과 달리 유전적 다양성을 보장하고 건강 문제를 유발하지 않기 위한 견종 표준이 될 전망이다. 


불독의 경우 유전자풀이 가장 제한적이기 때문에, 올드 잉글리시 불독 등 다른 품종과 유전자를 혼합해야 한다. 물론 '순종 주의자'들의 항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수많은 개들이 극단적인 신체적 고통을 겪는 일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소유자의 심미적인 요구를 위해 개가 큰 고통을 감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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