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의 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가 2013년 곤충을 영양소로 홍보하기 시작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곤충의 식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최일선에 나선 곳 중 하나는 캐나다와 뉴질랜드의 기업들이다.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Globe and Mail)은 캐나다 기업 코스트크리켓프로틴이 곤충이 다른 단백질원에 비해 지구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귀뚜라미 홍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브리티시 콜럼비아에 위치한 크릭스타트는 곤충이 지속 가능성이 뛰어나다고 발표했다. 온타리오 소재의 엔토모 농장과 노바 스코티아에 있는 미드가드인섹트 농장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
뉴질랜드의 사업가 다니엘 크레이그는 태국을 다녀온 이후 식용 가능한 곤충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는 식용 곤충은 탄소 발자국(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다고 지적했다. 귀뚜라미 식품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1.5L의 물이 소비되지만, 소고기 1kg에는 3,400L의 물이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옥스퍼드대학 박사 과정에 있는 조슈아 에반스는 특정한 유기체의 지속 가능성 유무를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곤충을 먹는다는 것(On Eating Insects)’의 저자인 에반스는 지속 가능성은 유기체의 특징이 아니라 체제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곤충이 단일 문화와 대량 생산의 영향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여긴다면 전세계가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반스는 곤충을 해결 방법으로 여기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곤충은 건강과 자원, 기후 변화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것이다. 식용 곤충 생산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식용 곤충 생산을 위한 식량과 에너지, 가공, 운송 과정으로 인한 영향은 기존의 단백질원에 비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의 주장은 이론을 근거로 한 것은 아니다. 에반스와 요리사인 벤 리에이드는 곤충을 맛보기 위해 전세계를 여행했으며, 각지에서 전통적인 수확 방법을 배웠다. 안드레아 존슨 (Andreas Johnsen)은 2016년 영화 ‘곤충들 (Bugs)’에 두 사람의 곤충 미식 모험담을 담았다. 에반스와 리에이드는 전세계를 돌며 꿀개미, 팜 바구미 유충, 여왕 흰개미 등을 먹었다.
두 사람의 목적은 식용 곤충의 생태학과 경제학, 문화적 측면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조심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식품 대기업들이 그들의 연구를 이용해 금전적으로 이득을 보고 시장을 점유하는데 이용하기 때문이었다.
제너럴밀스(General Mills) 같은 글로벌 식품 기업은 식용 곤충의 시장성을 조사 중이다.
제너럴밀스의 에리카 스미스 기술 이사는 2016년에 개최한 식품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해 식용 곤충 도입을 고려 중에 있다고 밝혔다. 2017년 펩시코 (PepsiCo)는 음료와 간식 제품에 사용할 새로운 단백질원을 찾고 있다고 발표했다.
크릭스타트의 창립자 댄 노박은 귀뚜라미를 테슬라 자동차와 비교했다. 노박은 가격은 내려가고 생산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된 두 가지 연구는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2015년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귀뚜라미 사육에 필요한 사료가 기존 가축에 사용되고 있는 사료보다 우수하고 값이 저렴하다면 귀뚜라미는 전세계의 단백질원이 될 것이다.
2016년 ‘식품 및 사료에 사용되는 곤충에 관한 저널(Journal of Insects as Food and Feed)’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판매되고 있는 육류와 달리 곤충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도록 가공 처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가공 처리 과정에는 빻기 탈수, 냉동 건조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소모되며 다른 성분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식용 곤충 전문 기업은 전통적인 농가보다 장점 한 가지가 있다. 수백만 마리의 귀뚜라미를 신발 상자 안에서 기른다고 하더라도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인 PETA가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외에 대부분 사람은 곤충에 동정심을 갖지는 않는다. 현재 전세계에서 곤충을 먹고 있다고 하더라도, 곤충을 기어다니고 딱딱한 껍질을 가진 작은 외계 생명체쯤으로 보기 때문이다. UN은 전세계 20억 인구가 곤충을 주식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오클랜드에 위치한 베소스 라티노스의 요리사 루이스 카브레라는 멕시코에서 귀뚜라미는 별미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급 식당에서 귀뚜라미 요리를 100달러(11만 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트거스대학의 연구원 마리케 자니악은 곤충이 영양소가 풍부하고 식용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그동안 포유류가 곤충의 외골격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곤충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이론이 지배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의 영장류는 최소 하나 이상의 CHIA라는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다.
이는 위 속에 있는 효소로 곤충의 외피를 분해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사람이 곤충의 외피를 효과적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지 논의 중이지만, 자니악은 사람이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곤충을 조리한 후에는 보다 씹고 소화하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관련 분야 연구자들은 약 1,900종의 곤충이 식용 가능하며 영양소가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곤충에는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 식이섬유, 비타민, 필수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곤충이 가지고 있는 혐오스러운 이미지가 식용 식품으로의 가능성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