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채움
각자 의미 있는 것들이 너무 달라서 어떤 것이 의미 있는 것인지 가리는 게 쉽지 않다. 그런 것들을 잘 가리는 게 현명한 삶을 선택하는 방법이겠지.
소비를 한다 계속 이건 꼭 필요한 소비라고 생각하고 했는데 점점 방안의 쓰레기가 늘어난다. 이것 참 곤란하다. 나는 분명 필요라고 믿었건만 열어보니 욕구와 욕심만 가득 차지 않았던가..
사실 진짜 내게 필요한 게 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필요와 욕심을 구분하지 못한 걸까. 채우고 싶은걸 채우지 못해서 진짜를 찾지 못한 대체재만 가득 채우고 있는 걸까. 어디서 오는 결핍으로 부족한 걸 채우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디가 비었는지 알아야 필요인지 욕심인지 그것도 아니면 대체인지 알 텐데 알 길이 없다.
나는 참 쉽게 채우고 쉽게 비우고, 채우고도 채우고 싶어 하고 비우고도 비우고 싶어 한다.
어느 쪽도 허무하기 짝이 없다.
오늘도 나는 기분 때문에 소비하고 기분 때문에 비우고 결핍으로 채우고 결핍으로 비우는 이런 모순적인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채우고 비우고 채우고 비우다 보면 언젠가 진짜 필요한 것들만 남게 될까.
아니면 알 수 없는 반복의 역사와 뒤엉켜버린 후회만 남게 될까.
글쎄 끝에 끝을 가보면 알겠지. 기다려보자. 어차피 나는 대충 살기로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