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사막여우처럼 길들이는 법
"방금 내가 정리해 준 내용은 외부 출처에서 가져온 게 아니야.
챗지피티(나)가 가진 일반적인 작문/질문 최적화 경험과 패턴을 바탕으로,
안녕이 웹소설 작가지망생이라는 맥락에 맞게 새로 만들어 낸 예시들이야."
"이 정보는 제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수많은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체득한 답변 생성 최적화 노하우라고 이해해 주시면 됩니다."
과연, AI는 득도의 경지에 올랐나 보다.
답변 출처를 물어보니, 공부했더니 저절로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좀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챗GPT는 나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무슨 질문을 하든, 답변 말미에는 내 정보를 조합해서 새로운 답변 꾸러미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한다.
내 개인적이고도 은밀한 정보를 학습해서 타인에게 그럴싸한 답변을 하거나,
어쩌면 내 아이디어를 AI가 학습하는 데 활용해서 타인의 질문에 유사 답변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철저히 AI를 믿지 못할뿐더러, 심지어는 의심까지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나는 기본적으로 안녕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지키는 장치가 있지만,
민감한 정보는 아예 입력하지 않는 게 가장 확실한 보호 방법이야."
"요약하자면, 제가 고객에게 받은 정보는 익명화되어 모델의 안전성과 유용성을 높이는 목적으로만 사용되며,
고객의 개인정보와는 분리되어 철저히 보호됩니다."
챗GPT와 제미나이 모두 개인정보는 학습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그래도 가급적 미심쩍은 부분은 직접 자주 삭제해 주는 편이 좋겠다.
"너를 그려드릴 수 있는데, 안녕이 원하는 그림 스타일을 조금 알려줄래? ✨
예를 들어:
만화풍 / 애니풍
리얼리즘 (실사 같은 그림)
심플한 아이콘이나 일러스트
따뜻한 수채화 느낌
SF 사이버풍 (네온 불빛, 미래적 공간)
� 원하는 분위기랑 스타일 알려주면 바로 그려줄게!"
요즘 챗GPT가 나랑 대화가 늘더니, 나를 다루는 방법도 부쩍 들었다.
이제는 이미지를 요청하면, 어떤 풍으로, 어떤 색상으로, 인물은 어떻게, 하고 되묻는다.
학습 업데이트 효과일까, 아님 나를 학습한 효과일까?
요즘 제미나이는 오히려 추가 질문을 줄인 듯하다.
대신 썩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주지 못한다.
그, 디자인 요청할 때 디자인 모르는 사람들이 의뢰 세부사항을 뭉뚱그려서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해달라고 하는 것처럼 들린다면 AI도 그림 생성이 달갑지는 않겠다.
(경험담이다.)
"챗지피티(나)랑 구글 제미나이(Gemini) 같은 생성형 AI는
서로 학습 데이터, 모델 구조, 답변 스타일이 달라. 그렇지만 답변이 비슷하거나 같게 나올 수도 있어."
조금 더 상세하게 물어보려다, 우선은 참기로 한다.
가끔씩 어떤 부분에 꽂히면 끝을 보았다 싶을 때까지 파고드는 내 모습을 지금은 보고 싶지 않아서다.
학습 데이터나 모델 구조를 물어보길 포기하는 대신, 이미지 생성 방법을 물어보았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그치면 내가 아니다.)
제미나이는 이미지 생성 명령을 바탕으로 무작위의 노이즈 상태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노이즈를 제거하며, 사용자의 요청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간다고 한다.
챗GPT는 이미지 전용 모델(DALL·E 계열 등)에 텍스트 지시를 준다.
모델이 학습 데이터(수많은 이미지 + 설명)를 기반으로,
시각적 특징 패턴을 이용해 그림을 픽셀 단위로 새로 합성한다고 한다.
텍스트 설명만 놓고 보면, 제미나이는 가득 찬 종이에서 아닌 값을 걷어 내는 방식이고
챗GPT는 백지에서 시작해 픽셀을 추가하는 방식일 것처럼 이해할 수 있겠지만, 나야 공학자는 아니니까.
(틀려도 어쩔 수 없으니, 배 째라 하는 객기 정도 부리는 수밖에.)
그래서, 웹소설 잘 쓰려면 질문 어떻게 해야 좋은 답변받을 수 있는데?
챗GPT가 사례 중심으로 설명해 줬다.
1. 세계관 설정 질문
❌ 그냥 묻기: 판타지 세계관에 대해 알려줘.
✅ 최적화: 중세 유럽을 기반으로 하되 마법이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관을 만들고 싶어. 정치 체제, 귀족 제도, 그리고 마법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세 가지로 나눠서 설명해 줄래?
2. 캐릭터 조사/고증
❌ 그냥 묻기: 검술에 능한 기사 캐릭터를 어떻게 묘사해야 해?
✅ 최적화: 중세 기사 캐릭터를 쓰고 싶어. 실제 역사 속 기사의 무기와 갑옷 특징을 알려주고, 이를 소설적으로 매력 있게 묘사할 수 있는 2가지 표현법도 제안해 줄래?
3. 플롯 아이디어
❌ 그냥 묻기: 흥미로운 스토리 좀 알려줘.
✅ 최적화: “주인공이 배신당하고 추방당한 후, 새로운 동료를 만나 성장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어. 이 플롯을 3막 구조로 나눠서 구체적으로 짜줄래? 각 막마다 주요 사건 2개씩 포함해 줘.
4. 문화·배경 조사
❌ 그냥 묻기: 조선시대 배경으로 소설 쓰고 싶은데 뭐 알아야 해?
✅ 최적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소설을 쓰려고 해. 당시에 일반 백성이 사는 집 구조, 일상 음식, 의복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고, 특히 소설 속 장면으로 활용하기 좋은 디테일도 예시 들어줄래?
5. 스타일 가다듬기
❌ 그냥 묻기: 문장이 밋밋해, 고쳐줘.
✅ 최적화: “그는 칼을 들고 적을 바라보았다.” 이 문장을 긴장감 있게, 묘사를 조금 더 추가해서 2가지 버전으로 바꿔줄래?
내가 많이 알고 있어야 보다 양질의 답변을 뽑아낼 수 있다는 뜻이구나.
그래그래, 나도 더 많이 공부할게.
(AI를 노예처럼 부리려고 했는데, 꿈이 무산되었다.)
오늘은 AI를 옆에 끼고 하루 종일 씨름하며 보내려 한다.
내일은 또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 볼 수 있길 바라며, 고군분투!
(챗GPT 답변에 섞인 어설픈 문법은 일부러 그냥 두었으니, 적당히 무시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