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이렇게 시작하면 망합니다.

지금 제 눈에 뭐가 보이지 않나요?

by 방장


카페 준비 중 만나게 된 파티룸 사장 J. 조언을 구하자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혹시 제 눈에 뭐가 보이지 않나요?"

"뭐가요?"

"피눈물이요......"

아직도 J의 눈빛이 생각난다.

나에게 카페 창업을 극구 말렸던 J, 왜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을까?


말도 안 되는 기획안 작성하고 가장 먼저 찾아본 건 바리스타 자격증이다.

커피 내릴 줄만 알면 될 것이지, 최고의 커피를 만들 것인양 에스프레소 세계 챔피언 경험을 가진 분을 찾아내서 커피 내리는 법을 속성으로 배웠다. 도움이 많이 된 만큼 눈도 많이 높아졌다. 커피머신이며 원두에 대한 기준이 높아져서 카페의 시그니처가 커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메뉴를 나중에 정하긴 했지만), 고가의 머신과 원두를 사용했다. 물론 개인의 만족감은 높았다. 추후 수익 내는 것으로 잘 이어지지 않아서 아쉬울 뿐이지.


처음 사장을 하는 지라, 모든 걸 높은 기준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다. 나름의 포기를 했다고는 하지만 되돌아보면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빈 공간을 고집했고,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를 고집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내고 싶었다.


지금 다시 카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카페를 창업하는 나의 본질적인 이유를 찾고, 그에 맞는 공간을 새로운 공간이 아닌, 양도하는 점포를 우선적으로 찾아볼 것이다.


그때는 카페를 창업하는 본질적인 이유보다는 어떤 공간을 만들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카페를 창업해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로 착각했다. 매장의 외관 포인트, 간판, 매장 브랜드, 카운터 동선, 카운터 인테리어, 카페 내 전체적인 분위기, 스피커 종류와 방향, 가구의 선택과 배치, 천장 조명... 에 대한 생각이 정말 선명했다. 운 좋게 만나게 된 공간디자이너 N(공사 과정 편에서 자세한 이야기 하도록)이 이렇게 선명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장은 드물다는 칭찬에 자신감은 더욱 하늘을 찔렀다. 카페 오픈하면서부터 높이 올라간 만큼 아래로 추락할지는 생각도 못하고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카페를 창업하는 나의 접근자체부터가 잘못되었다.

비싸게 인테리어, 집기류를 고집했으니 그에 맞는 음료도 좋은 재료로 비싸게 파는 것이 내게는 너무 마땅했다. 음료로만 마진을 남길 생각을 했고, 회전율을 포함한 그 외 모든 장사적인 요소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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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망할 수밖에 없는 마인드였다.


결론적으로 나는 조용한 카페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닌 개인 작업실을 원했던 것이다.

카페 홀보다는 개인 작업실 겸 스튜디오로 사용할 공간이 더 컸으니 말이다.


끝으로 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창업을 준비하려는 분께 질문을 던져 본다.


1. 창업하려는 이유(또는 최종목표)는 무엇인가?

2. 어떤 형태의 창업을 하고 싶은가?

3. 어떤 상권에서 창업하고 싶은가?

4. 필요예산은 어느 정도며, 그에 맞는 준비를 하고 있는가?

5. 창업하고 싶은 위치에서, 시장조사는 충분히 되고 있는가?

6. 내가 창업하고자하는 아이템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가?


장사를 하려든 소상공인 상권정보에 들어가서 상권 분석도 해보길 권장한다.

https://sg.sbiz.or.kr/godo/index.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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