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ma 아홉 번째 이야기, 소원 팔찌
일 년 넘게 왼쪽 팔목에 걸려있던 소원 팔찌가 드디어 풀렸다. 사실, 풀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가늠은 못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팔찌를 잇고 있던 실은 간당간당하게 얇아져버려 있었으니까. 팔찌가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럽게 풀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 팔찌를 팔목에 걸면서 빌었던 내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내 소원은 너였을까, 아니면 내가 아끼던 그들의 안녕이었을까. 무엇이던 좋으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웃던, 그들이 웃던 나는 어느 쪽이든 행복할 테니. 그것이 나의 진정한 소원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