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링 다이어리 프롤로그
안녕, 키링.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사람마다 각자 다른 삶의 방식이 있다.
삶의 방식이 다른 만큼 여행의 방식도 다르다.
여행을 가서 무언가를 구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의 여행의 어느 지점에는 조그마한 열쇠고리가 하나씩 끼어 있었다.
나는 여행을 가면 잊지 않고 엽서를 샀다. 워낙 편지 쓰는 걸 좋아하는 천성 탓이기도 하겠지만, 아기자기한 엽서가 항상 내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마음에 드는 엽서가 없을 때면, 엽서를 대신해 열쇠고리를 사는 습관이 생겼다.
이 입체적인 물체를 바라보고 있을 때마다 나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이름을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손에서 태어나 자신을 데려갈 주인을 기다리며 올망졸망하게 같은 자세로 거리, 혹은 가게 안에 서 있는 키링. 나는 이 녀석들을 데려다 각각의 주인에게 입양을 보냈다. 녀석들은 그렇게 가방, 차키, 열쇠라는 짝을 찾아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아직 짝을 찾지 못한 녀석들은 내 품 안에 머물러 있다. 그 녀석들이 얼른 새로운 주인을 찾길 바라며, 지금부터 나의 여행의 공기를 함께 공유하며,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 이 키링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여러분에게 들려주려 한다.
방 구석 어딘가에 숨어있는 키링들도 얼른 나와 이야기를 들려주렴.
안녕, 나의 작은 키링. 나에게 너의 이야기를 속삭여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