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이 소통하는 힘, 인디씨네 上

내가 사랑한 영화관 - 진주 (1)

by 석류

IMG_0638.JPG 경상대학교 건너편에 위치한, 인디씨네.


겨울바람이 매섭게 머리칼을 간질이는 날, ‘내가 사랑한 영화관’의 첫 인터뷰를 위해 경상대 건너편에 위치한 인디씨네를 찾았다. 날씨는 추웠지만, 인디씨네로 향하는 발걸음만큼은 따뜻했다. 작은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진주에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온몸이 훈훈해져서 일까. 따스함을 안고 나는 인디씨네가 풀어낼 이야기들을 기대하며, 힘차게 그곳의 문을 열었다.



*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조정주입니다. 센터에서는 2010년 12월부터 일하기 시작했어요.”



정주님의 첫인상은 서글서글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오늘의 인터뷰가 편안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는 2008년부터 인디씨네라는 이름으로 작은 영화들을 매달 상영하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인디씨네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나요?”

“크게 예쁘거나, 특징이 있는 이름은 아니고요. 주로 인디 영화들을 많이 상영하다 보니 이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어요.”



군더더기 없는 이름. 인디씨네는 인디 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이곳의 성격과 딱 맞는 간결한 이름이다.



“인디씨네는 어떠한 이유로 오픈하게 되었고, 어떤 슬로건으로 운영해나가고 있나요?”

“인디씨네가 속해있는 진주시민미디어센터는 미디어운동의 개념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는데요. 진주에서 밀양에 대한 것들이나, 진주의료원에 대한 현장의 이야기들을 기록하던 분들과 함께 종종 상영을 나누곤 했었어요. 그러다가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들의 방향성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기 상영도 함께 진행하게 되었고, 그렇게 인디씨네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작은 영화들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첫걸음을 뗀 인디씨네. 나는 머릿속으로 인디씨네의 시작을 그려보았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시작이었을 테다. 어디 지원을 받아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개인의 마음들이 모여서 출발하게 된 거 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계속 같은 자리에 서서 진주 시민들에게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있게 해주는 인디씨네가 참 고맙게 느껴졌다.



“매달 두 편의 영화를 선정해서 상영하는데요. 상영작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일단 그 달에 개봉한 영화들의 리스트를 살펴봐요. 리스트 중에서 인디씨네를 알고 찾아주는 관객분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과 저희가 소개하고 싶은 좋은 영화들을 적절히 믹스해서 상영작을 선정하고 있어요.”



딱 두 편만 상영하기에 오히려 상영작을 선정하는데 고민이 더 클 수도 있지만, 또렷한 나름의 기준이 있기에 인디씨네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왜 이곳에 걸렸는지에 대한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관객들을 만난다.



“인디씨네는 다른 극장들과 달리 평일 상영이 없이, 금요일과 토요일 주말 상영 위주로 진행이 되고 있어요. 주말 상영의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법에서 규정하는 극장에 대한 것들이 있는데요. 법적으로 규정하는 상설 극장 시스템에 대한 것과 저희가 갖춘 시스템은 달라요. 쉽게 말하자면 비상설영화관인거죠. 비상설 같은 경우는 상영일수에 제한이 있어요. 그래서 365일 상영은 어렵죠. 그리고 저희가 인디씨네 말고도 미디어센터일도 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 상영하는 게 무리이기도 하고요. 그렇다 보니 금, 토로 상영을 정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항상 궁금했다. 왜 금, 토 상영만 있는지. 대답을 듣고 나니 궁금증은 풀렸지만,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얼마나 척박하게 상영을 이어가고 있나 하는 생각에. 진주에서 인디씨네를 위해 고생하는 미디어센터분들의 노력이 바래지지 않도록, 더 많은 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 좋겠다.



“시민미디어센터에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진주같은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진주같은영화제를 개최하게 된 이유도 궁금합니다.”

“지역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을 상영할 만한 기회가 좀체 없었어요. 그래서 시작되었죠. 진주같은영화제는 1회는 다큐멘터리로 시작을 했는데요. 조금씩 회차가 쌓이면서 지역 극장에서 하지 않는 영화들의 문화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다큐멘터리뿐만 아니라 극영화도 함께 상영하고 있어요.”



지역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을 접할 기회는 정말 드물다. 예전에 산청 지역을 배경으로 촬영이 이루어지는 한 영화를 펀딩을 통해 도운 적이 있다.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지역에서 이런 활동들이 이루어진다는 것만으로도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며 펀딩에 참여했었다. 어쩌면, 이러한 조그마한 손길들이 지속적으로 모이다 보면 지역에서 문화의 토양을 쌓아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되지 않을까. 시민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하는 진주같은영화제처럼 말이다.



IMG_0636.JPG 야간 인디씨네에서 상영한 영화들의 스틸컷으로 만든 엽서와 책갈피가 로비에서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야간 인디씨네라는 이름으로 한 편의 영화를 정해서 야간 상영을 하고 있는데, 야간 인디씨네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야간 인디씨네는 센터에 자주 오시는 분들이 저녁에 상영관이 비니까 같이 맛있는 거 먹으면서 영화 보자고 하셔서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음식들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기 시작한 게 시작이었어요. 야간 인디씨네의 컨셉은 친구 집에서 맛있는 걸 먹으며 편하게 영화를 보는 그런 느낌이에요. 그런데, 새로 오시는 분들 중에는 음식을 먹으며 영화를 본다는 것을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야간에 영화 보는 느낌으로만 진행이 되고 있어요.”



처음 시작은 미미했으나 어느덧 야간 인디씨네는 회지가 4호까지 나올 정도로 인디씨네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회지를 보면서, 관객들이 손수 펜으로 쓴 짧은 감상들을 사진으로 찍어 담아놓은 페이지들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타자로 옮겨서 담을 수도 있는데, 아날로그 감성을 살려 담아 놓은 아이디어가 좋았다. 그리고, 작년에 보았던 영화 같은 경우는 엽서와 책갈피로도 만들어서 로비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었다. 단순히 모여서 영화를 보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닌 그 시간과 기억들을 여러 형태로 기록해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오랜 시간 야간 인디씨네가 이어질 수 있는 하나의 힘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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