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레코드

On the Record - 부산 (1)

by 석류

KakaoTalk_20210320_184624256.jpg 양정에 위치한 진레코드.


새해의 첫 레코드점 방문의 스타트는 부산 양정에 위치한 진레코드였다. 항상 혼자만 레코드점에 걸음 하다 처음으로 친구와 같이 갔는데, 기분이 무척이나 색달랐다. 함께 공간에 대한 느낌을 나눌 수 있는 동지가 있기 때문인 걸까.



진레코드는 지금의 공간으로 오기 전의 공간에서 43년을 운영했는데, 재개발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이전을 하게 되었다. 이전을 하기 전이나 하고 난 후나 여전히 양정에 위치한 걸 보면 양정이라는 동네에 사장님이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IMG_2191.JPG 입구에 단정하게 정리되어 진열되어 있는 CD와 카세트 플레이어.



현재 위치에서 운영한지는 1년 차지만, 도합 44년의 역사를 가진 진레코드는 말끔한 외관으로 방문객들을 반긴다. 하얀색 간판에 검은색으로 그려진 CD와 진레코드 글자는 단정 그 자체였다. 입구의 매대에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와 CD들이 간판만큼이나 단정한 모양새로 각을 맞춰 진열되어 있었다. 투명하게 유리를 투과하는 햇빛이 스포트라이트처럼 CD와 카세트 플레이어 위로 떨어지는 걸 보고 있자니 나른함이 몰려왔다. 나는 나른함을 안고 진레코드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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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2179.JPG 빈 렉에는 어떤 테이프들이 있었을까.


진레코드는 테이프보다는 CD가 더 많은 곳이었다. 테이프 렉은 상당수 비어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곳에 마음을 뺏겼다. 내가 갖고 싶었던 가요 테이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신난 모습은 숨겨지지 않았는지, 친구가 즐거워하는 내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아주었다. 손끝이 새까매질 정도로 테이프들을 하나씩 꺼내어 찬찬히 살피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친구에게 어느 곡이 담긴 앨범인지도 설명해주는 것도 재밌었고.



IMG_2183.JPG CD도 종류별로 꽤 많았다.


테이프에 더 관심이 많은 나에 비해 친구는 CD에 더 관심이 많았다. 우리는 한 공간에서 각자 다른 분야를 파고들었다. 이윽고 살펴볼 테이프가 더 이상 없어진 나도 CD 살피기에 동참했는데, 낯익은 CD는 많았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는 CD는 없어서 좀 아쉬웠다.



IMG_22251.jpg 진레코드에서 구입한 테이프들. 어쩌다 보니 1집들이 많다.


그래도 충분히 많은 테이프를 이곳에서 구매했으니 후회는 없었다. JTL 1집, 장우혁 1집과 2집, SS501 정규 1집, 보아 1집, 비 1집, 파리넬리 사운드트랙까지. CD를 구경하던 친구는 타이타닉을 발견하면 사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타이타닉이 있어서 타이타닉 CD를 사서 친구에게 선물했다. 타이타닉 CD를 볼 때마다 우리가 함께 간 그 날의 진레코드 에서의 추억들을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쌀쌀한 겨울바람이 머리끝을 간질였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가방 가득 테이프를 넣어가는 내 마음만큼은 따스했던 겨울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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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레코드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연수로 17

051-853-7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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