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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ntasmo Apr 18. 2020

드로잉 아무말

봄 드로잉


나는 늘 그림을 그리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대학 졸업 이후 그림으로 밥을 먹고살면서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크나큰 사치라 느끼기도 했다.

대략 26살 이후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왔다. 그런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게 아직도 두려운 건

내가 그린 그림이 구릴까봐, 때론 그 시간이 아까워서, 그리고 자주 하는 생각 중에 ‘이 그림이 돈을 벌어오는 그림인가?’ 란 이런저런 핑계들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나는 당장 해야 할 일도 없어졌고, 매우 무기력해졌다.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한 날은 짬을 내어서라도 목적 없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누구도 나에게 그 시간에 대해 무어라 하지 않았고 불가항력적으로 덩그러니 놓인 시간에 짧게나마 집중해야 할 일이 필요했다.


그렇게 돈도 벌지 못하는 드로잉을 매우 집중해 열을 내며 그려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가 어떻게 그려야 할 대상을 바라보는지, 그 색과 면을 어떤 식으로 대하고 있는지 명쾌하게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드로잉을 하며 생각나는 막말, 아무 말이나 써나가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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