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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ntasmo Dec 08. 2023

의심과 확신 사이

매일매일의 일상



매일매일 의심과 확신사이를 오가며 살아간다.

무언가를 시도할 때 나를 의심하고 무언가를 제안한 타인도 의심하며

내가 과연 그것에 시간을 써도 되는 걸까 고민한다.


오늘 아침 누군가에게 어떤 조언을 하려고 번쩍 생각난 말이 있었다.

그 친구에게 자신만의 길을 가라고, 두려워하지 말고

네가 잘하는 스타일로 해보라고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잠히 생각해 보니 그 친구가 그걸 몰라서 안 하겠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단지 우린 두렵고 그렇게 시도하는 게 세상에서 좋아할지 모르니 두려움에 시도하지 않을 뿐이다.

단지 누군가가 가르쳐주는 대로 이미 그 길을 간 사람이 가르쳐주는 튜토리얼대로 하는 게 익숙할 뿐이다.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일. 참 어렵다.

늘 학교란 곳에서 대부분 12년 이상은 보내고 대한민국의 교육은 그 누구도 스스로 생각해서 문제를 만들고 답을 찾으라는 것을 가르쳐준 적이 없다. 늘 답은 있는 문제였고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아이들이 비슷한 문제를 풀고 비슷한 과정으로 답을 유추하도록 배웠다. 그러니 그 누가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을 쉽게 생각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용기와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실패해도 된다는 스스로에게 베푸는 관용도 필요하다.

하지만 세상은 실패하지 말라고 말하고 부모조차도 실패하지 않기 위해 아이들의 인생에 관여하고 설계해 주고 하나하나 길을 짜준다. 그러니 어떤 곳에서도 실패는 환영받지 않는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가장 안전한 길을 간다. 옆사람도 하고 나도 하는 일. 수요가 많아서 그저 나눠먹으면 되는 일들. 그런 일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누가 이런 거 해서 월 천만 원씩 벌고 있다고 하면 훅하고 끌려간다. 그가 천만 원 벌었으면 우리 같이 나눠먹으면 조금씩이라도 더 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을 아무도 독려하지 않는다. 그저 오랜 기간이 지나고 그 사람이 자신만의 성과를 멋지게 보여주었을 때 박수를 쳐 줄 뿐이다. 그전까지는 냉혹한 시간을 버티는 건 자신만의 몫이다. 어떤 이는 단절을 선택하고 어떤 이는 안정적인 상황과 병행하는 밸런스를 선택해 그런 시간을 보내기도 하다. 나 또한 그런 고민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이리저리 시도해 보며 내가 과연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세상에 나의 생각이 잘 표현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이제 에너지도 점점 떨어지고 체력도 한계가 있다는 걸 느껴지니 더 질러볼걸, 더 마음대로 해볼걸, 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볼걸, 이런저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후회는 내 인생을 1도 개선해주지 않는다는 걸 안다. 시도하지 않는다면 내가 상상한 최악의 상황을 맞을 뿐이다. 그저... 하나라도 시도해 보는 순간이 필요하다.






나를 믿고 하나씩 시도하자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론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 시도와 함께 늘 의심했고 두려웠고 내 작업에 당위성을 찾았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 작업을 하는 것들에 하지 말아야 할 금제도 없었고 남을 해한적도 없었고 당당히 나의 기쁨에 충실할 권리가 있었다. 나의 기쁨을 온전히 표현하는 것에 주저했던 시간들이 아깝지만 지금이라도 조금씩 나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서, 세상에서 그것에 귀하다 가치 있다 생각해 주기 전에 나에게 가치 있다면 그것을 할 의미는 충분하다.


참 오랜 기간 의심 속에 살았다. 오늘도 수많은 의심과 확신 속에서 방황하겠지만 나의 기쁨에 조금 더 귀 기울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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