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보석상자-1

by Far away from

사람은 나름대로 자신만의 보석상자를 지니고 산다.

그 보석상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바래기도 하고, 잊어버리기도 한다.

가슴속에 품었던 보석상자를 현실에서 지니고 싶은 마음에 문구점에서 보석상자를 샀다.

내가 생각했던 그럴싸한 보석상자는 아니지만, 나의 우주를 함께 품은 내 생애 첫 번째 존재, 민재가 남기고 있는 흔적들을 조금이나마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샀다.

혹자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친 거 아니냐고 말하고, 애들은 커나가면서 다 알면서 부모를 이용하려고 하니까 관리를 해야지 그렇게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듯이 하면 안 된다 말하기도 한다.

귀가 두꺼운 편이 아니라 여러 가지 말들에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에 흔들려서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나는 나 자신만의 소신이 있고, 고유한 성향이 있고, 나만의 바다와 우주가 있다.

훗날 그 어떤 상황이 와서 내가 그 혹자들에게 비난과 조롱을 당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두려워 현실을 나 아닌 것들로 위장하고 포장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비겁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나만의 보석상자를 바다 위에 띄웠다.

그 보석상자는 바다를 흘러 흘러가다가..

가라앉을 수도 있고.. 길을 잃을 수도 있으며..

운이 좋다면 우주로 맞닿은 길을 만나 우주로 흘러갈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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