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고백

by Far away from

나는 붕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만큼의 자기 성찰이 필요한 것인지 잘 알면서 그새 또 그리워져서 그 시간으로 뛰어들어 버렸다.

잠시만의 혼자 있는 시간은 내 몸을 정화시켜 아이들 바이러스에 중독되기 좋은 몸을 만들어 버렸고.. 연가시에게 조정 당하듯 함께 하는 시간이 무척 그립고 설레고 사무치게 그리워져 부랴부랴 아이들과 데이트를 하러 와버렸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하는 걸 잘 알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육아 바이러스..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고달파서 이러다 심장마비나 정신이상으로 죽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다가도 금세 다시 너무 예뻐서 뽀뽀세례를 퍼붓고 있다.

상식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나의 이상 행동은 붕어라는 말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멀리하고 화를 내고 관리를 통해 육아를 하면 힘들지 않을 걸 알면서.. 그런 부모세대의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그러지 않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얻어지는 것이 너무 많아서.. 그 누구와의 시간에서도 느껴지지 못한 감정과 느낌들이 날 너무 짜릿하게 하는 순간이 많아서 어느덧 기꺼이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아빠~ 주말 하루가 너무 빨리 가~ 해가 뜨자마자 지는 것 같아~~”

“민재야~ 민재가 하루를 너무 재미있게 보내서 그래. 지루하고 힘든 시간은 시간이 빨리 안 가잖아.”

그렇게 말하며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내 육아시간은 빨리 가나? 느리게 가나?

명확히 얘기할 수 있었다.

빠르게 간다고..

아마도 힘들지만 재미있고 새롭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서 그렇겠지. 몸은 늙고 지치고 기운 빠지고 힘들지만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이라서 자꾸 그리워 찾게 되는 거겠지.


그 모순된 단어들의 조합들 속의 시간을 보내는 나는 붕어다..


붕어다..


붕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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