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놀이

by Far away from

각종 미디어 시청을 하지 않는 민재와의 주말. 새로운 놀이에의 갈증을 호소하는 민재를 보며 옛날에 즐겨 하던 놀이를 생각해 낸다.

이름하여 '낚시놀이'.

각종 물고기를 그려서 오리고 거기다가 클립을 끼우고, 나무젓가락과 실, 자석을 이용해 낚싯대를 만든다.

형과 했는지 친구들과 했는지 나 혼자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나는 그 놀이를 어렸을 때 굉장히 좋아했던 것 같다. 예상대로 민재도 엄청 좋아한다. 서로 같은 먹이를 노리다 보면 낚싯줄이 꼬여 푸는데 시간이 한참 걸린다.

낚싯줄 풀기를 한참을 기다리다가 풀리지 않는 줄에 낙심하며 민재가 말한다.

“아.. 오늘 정말 신나는 하루였는데.. 낚시놀이 이제 못해?”

이 말에 난 줄을 천천히 풀려는 생각을 접고 내 낚싯대를 얼른 끊어버리고 다시 이어 수리를 해준다.


'신나는 하루'


내가 하는 일로 인해 누군가가 정말 신난다고 말하는 일. 그 이상의 가치 있는 일이 있을까?

특히나 그 말을 하는 주체가 나의 분신인 자식일 때는 더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끝도 없이 하길 원하지만 겨우 설득하여 놀이를 끝낸 시간 저녁 11시..

만들었던 낚싯감들(오징어, 갈치, 고래, 상어, 불가사리, 향어, 바다 귀신, 민재가 그린 배)을 고이고이 보관하고 책 6권 읽어주고 12시 가까이 돼서 잠이 든다.

자기 전 민재가 이야기한다.

“오늘은 정말 신나는 하루였어.. 아빠 우리 내일 또 낚시할까?”

“응”

이라고 대답하고 맘속으로 조용히 생각한다.

'민재야. 너와 함께 보낸 시간이 너무 즐거워 아빠는 회사에서 보낼 월요일에 네가 너무 보고 싶을까 봐 너무 두려운데 어쩌지?'

다음날 아침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기 전.. 민재와의 소중한 시간이 꿈이 아니었던걸 확인하고 싶어 민재 방 안의 낚시 감들을 다시 확인하고 출근한다.

각종 물고기와 바다 귀신, 민재가 그린 배가 어제의 즐거웠던 때로 되돌아 간 듯이 꿈틀꿈틀 움직이며 나의 마음속에 둥둥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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