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
밤 10시가 다된 시간에 산책하러 갔다가 맑은 하늘과 목성을 보고 마음이 동하여 천체관측을 하러 민재와 근처 고등학교로 간다.
맑은 하늘에 빛 공해로부터 눈이 자유로워질 때쯤.. 숨은 그림 찾기 하듯 별이 하나 둘씩 시야에서 나타나고.. 밤하늘에 압도적인 밝기로 휘황찬란하게 떠있는 별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목성!!
민재와 천체망원경을 나르고.. 이젠 커서 자기가 도와주려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니 눈시울이 시큰거린다.
조립을 하는 동안 내내 민재가 잡아주고 도와준다. 이젠 힘도 세지고 어느덧 훌쩍 커버린 민재.
망원경 조립 완성!! 렌즈를 목성으로 향하고 초점을 맞춘다. 선명히 보이는 목성의 줄무늬와 주변 위성들!!! 위성 네 개 중 하나인 이오는 목성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유로파, 갈 리스토, 가니메데 세 개의 위성이 또렷하게 보인다.
찬란한 목성의 자태에 감사하며. 또 이런 지구에서 맑은 하늘을 통한 우주와의 소통에 감사하며 하늘을 본다.
목성의 옆을 호위하는 목동자리의 알파별 악트루스. 저 멀리 서쪽하늘에선 한때 겨울철 밤하늘을 호령했던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이 보이고 처녀자리의 스피카도 밝게 빛나고 있다. 하늘을 가로질러 비행기들이 마치 움직이는 별 인양 불빛을 깜빡이며 지나가고, 비로소 친정에 온 듯 우주와 소통하며 나는 숨을 쉰다.
"민재야 저 국자 모양 별들이 뭐지??"
"북두칠성!!"
"여기 국자의 국 뜨는 곳의 별 두 개를 이어..."
"알아 알아 아빠 나 알아!!"
말을 끊고 내가 가리키던 천체관측용 포인터를 빼앗아 금세 북극성의 방향을 찾아나가는 민재. 그렇지만 북극성은 건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민재야. 언제 어느 순간에 길을 잃거나 엄마 아빠가 옆에 없거나. 핸드폰도 없고 나침반도 없이 밤길을 헤매게 될 때 민재가 찾은 방법으로 북극성을 찾아봐.. 그리고 북극성은 항상 북쪽에 있으니 그 방향으로 서서 왼쪽은 서쪽. 오른쪽은 동쪽. 뒤쪽은 남쪽이야.. 길 잘 찾을 수 있겠니?"
"응!! 민재 알아!!"
그럴 일은 없겠지만. 없어야 하겠지만. 반드시 없을 것이지만. 민재에게 밤하늘을 보며 방향을 찾는 법을 다시 한번 이야기 해준 후 천체관측을 정리한다.
행성과 별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머릿속을 뱅글뱅글 돌며 기억된다. 삶의 모든 것들을 초월한 듯한 천체관측의 시간.
'민재야 오늘 천체관측도 재미있었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