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r away from Apr 12. 2022

이상

점점 일찍 떠오르는 해가 기상을 재촉한다

부룩하지 않은 식단으로 아침을 먹고

살랑이는 바람과 햇살, 그늘이 적절히 조화되어있는 정원으로 향한다


겨우내 쌓였던 낙엽들과 죽은 잡초, 돌 따위를 제거하다 보면 어느덧 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대청마루에 앉아 잠시 땀을 식히며 저 먼 산과 들을 바라보다 보면 계획하지 않았던 상념에 빠지게 된다


불필요한 상념과 그윽한 햇살에 잘 절여진 나는 온몸에 나른함의 세포가 가득 참을 느낀다


'잠시 눈을 감아 볼까'


희한하게도 바쁘게 살던 도시에선 느껴지지 않는 안정감이 가득 배면서.. 이젠 '낮잠'이란 녀석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해가 서쪽으로 살짝씩 기울어지면서부터는

붉어지는 색온도가 나를 편안하게 한다


읽고 읽고 또 읽었던 고전과 삶과 죽음 따위의 각자의 생각을 담은 책들은 언제 읽어도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책을 읽다 보니 곁눈으로 들어온 해가 지는 모습.


그 시간을 알았는지 정원의 스프링클러가 화단에 물을 뿌리고

젖은 흙내음과 풀들의 날숨에서 나오는 향기가 기분 좋다


오늘 못다 한 정원손질은 내일 해볼까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는 날씨에 난 익숙하게 윤상 음악을 틀며 약간 허기진 기분 좋은 느낌을 만끽하며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그냥 하염없이 생각에 잠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빠르게. 혹은 천천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