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Apr 12. 2022
점점 일찍 떠오르는 해가 기상을 재촉한다
더부룩하지 않은 식단으로 아침을 먹고
살랑이는 바람과 햇살, 그늘이 적절히 조화되어있는 정원으로 향한다
겨우내 쌓였던 낙엽들과 죽은 잡초, 돌 따위를 제거하다 보면 어느덧 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대청마루에 앉아 잠시 땀을 식히며 저 먼 산과 들을 바라보다 보면 계획하지 않았던 상념에 빠지게 된다
불필요한 상념과 그윽한 햇살에 잘 절여진 나는 온몸에 나른함의 세포가 가득 참을 느낀다
'잠시 눈을 감아 볼까'
희한하게도 바쁘게 살던 도시에선 느껴지지 않는 안정감이 가득 배면서.. 이젠 '낮잠'이란 녀석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해가 서쪽으로 살짝씩 기울어지면서부터는
붉어지는 색온도가 나를 편안하게 한다
읽고 읽고 또 읽었던 고전과 삶과 죽음 따위의 각자의 생각을 담은 책들은 언제 읽어도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책을 읽다 보니 곁눈으로 들어온 해가 지는 모습.
그 시간을 알았는지 정원의 스프링클러가 화단에 물을 뿌리고
젖은 흙내음과 풀들의 날숨에서 나오는 향기가 기분 좋다
오늘 못다 한 정원손질은 내일 해볼까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지는 날씨에 난 익숙하게 윤상 음악을 틀며 약간 허기진 기분 좋은 느낌을 만끽하며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그냥 하염없이 생각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