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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by Far away from

들판에 흔히 있는 강아지풀

무심히 꺾어 털을 얼굴이 비벼본다

가을이라 그런지 안에 씨앗이 후드득 떨어지는데

생각이 든다

'씨앗으로 이어지는 생명이라 꺾어도 괜찮지 않을까?'

가을의 풍요로운 열매와 곡식은

한 생명의 끝이자

새 생명으로 연결된 희망


사람은 어떨까?

자식으로 연결된 우리의 삶은

꺾이고 소멸되어도 괜찮은 걸까?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왠지 모르게 쓸쓸하다


씨앗은 희망이자

어쩌면 추모해야 할

한 생명의 소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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