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Jul 22. 2020
무척이나 비가 많이 내린다
우산을 앞으로 쓰다가 뒤로 쓰다가
하지만 바람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결국 바지와 신발이 다 젖어 버렸다
계단을 오르며 우산을 접으며
비가 '번거롭다'라고 느낀다
이내 번거롭다는 생각을 한 내 자신을 돌아본다
비는 나와 오랫동안 친구처럼.. 그 어떤 의리 같은 게 생겨버린 듯하다
어둡고 축축하며 밝지 않은 모습이 나와 유사했고
오랜 시간을 함께 고독해하며. 함께 추적거리며 동지애가 생겨버린 것이다
내가 비를 번거롭다 생각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이제는 고독하거나 외롭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단지 나이가 들어 감수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일까
왜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지만 순간 느껴졌던 번거롭다는 느낌. 그 느낌이 자연스레 들었다는 것은 그것 나름대로 자연스러운 이유가 있는 것이겠지.
어쩌면 나 자신도 많은 틀들로 갇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틀을 일종의 보호막이라 생각하며 깨는 것을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
나 자신의 특성이라 생각했던 많은 것들..
그런 것들이 어쩌면 순간순간 변해가는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를 올바로 아는 것은 학습하고 익히는 것이 아닌. 순간순간 느껴가는 것이 아닐까?
비 오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오늘은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곳에서 이젠 충분하다 싶을 만큼 시간을 보내고 싶은 기분이 드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