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by Far away from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평소에 독서를 좋아하던 내가 책을 내기로 마음먹고 나니 독서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다 나보다 잘 쓰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전개할 수가 있지?'


그간 내 몸과 마음속을 채워주고 정화했던 '책'이란 존재는 내가 책을 출간하기로 마음먹은 이후부터는 엄청난 무게로 날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직업에 대해 담담하게 기술한 책을 보게 되었다. 물론 책의 전개나 문맥의 흐름은 무척이나 매끄럽고 자연스러워 나하고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가장 나 다운 것이 가장 경쟁력 있는 것이다'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그 이후에 내가 썼던 글들을 자신감 있게 바라보며 정리하게 되었다.

이 책은 나의 첫째 아이 민재와 7세~9세까지의 시간을 보내며 함께 경험하고, 느꼈던 일들을 중심으로 쓰일 것이다. 아이와의 경험뿐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내가 아이로 인해 다시금 정립된 세계관이나 가치관들에서 파생된 그 모든 성숙한 자아로부터 비롯된 경험이 주가 될 것이다.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지식도 없고, 지혜도 없으며, 실속 있는 정보도 없고, 나와 비슷하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큰 깨달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순간순간 간절한 나의 살아있는 순간들이 담겨있고, 순수한 아이와 함께 한 아름다운 추억이 담겨있다. 체계적이거나 이성적이지 못해 드문드문 정리되고, 날것으로 정리되었으며 그로 인해 때론 지나치게 감성적이고 때론 무미건조한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쓴 글들이다.


이 책으로 인해 꼭 한 가지는 성취되어야만 한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이고 싶다.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는 것이 마치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거나 내 사진을 보는 것처럼 민망한 일이지만.. 아이의 사진을 보는 기쁨으로라도 자꾸 들춰보게 되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40세에 40년의 세월과 전혀 다른 삶을 살지 못하면 잘 못 살고 있는 것이라는 말을 라디오에서 들었다. 올해 만 40이 된 나로서는 요즘 흔히 보이는 사람들처럼 사표를 자신 있게 던지지도 못할 것 같고, 대단한 다른 일을 할 자신도 없지만 적어도 나의 오랜 버킷리스트였던 책을 출간해 보고 싶었다.


이렇게 책을 낼 수 있게 용기를 주고 글감까지 되어준 민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책으로 인해 민재와 나의 삶에 큰 활기와 소중한 추억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비효과처럼 그 어떤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꿈꾸는 것은 자유니까.. 그렇게 되리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