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잠자리

by Far away from

아들은 잠자리를 좋아한다.


알고 있니?

아빠도 잠자리를 좋아한다는 걸..

아니.. 아빠는 잠자리라는 걸..


너른 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살이 좋아서..

찰박찰박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며 비행하는..

잠자리라는 걸..


그 깊은 심연 아래로..

지극히 무서운 세상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알지만.


생과 사를 넘나들듯 그 미묘한 수면의 경계에서 비행하고 있는..

잠자리라는 걸..


네가 자라면 더 많은 것들을 알려줄게.

아빠는 서툴러 아직 옳게 비행하는 법을 잘 모르지만


비행하면서 만나는 많은 '존재'들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중이니.

네가 좀 더 많은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것을 가르쳐줄게.


잠자리는 평화로운 듯 날고 있지만..

많이 어지럽고.. 무섭고.. 서툴지도 모른단다.


저 깊은 강물의 심연이 무서움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는 이름의 심연..


오늘도 나는..


꿈속에서..


현실 속에서..


그리고 아들이 즐겨보는 만화 속에서..



잠자리의 모습을 하고 날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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