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고 바라지 않는..
본의 아니게 민재에게 무서운 책을 읽어주고 난 후 민재가 잠 못 들며 내게 말한다.
"아빠. 무서운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
잊혀진다는 화두는 내 마음을 쓰리게 하는 화두라서 왠지 모를 슬픈 감정이 든 채 대답한다.
"응 민재야. 나쁜 기억은 코 자고 또 코 자면 다 잊혀지지~"
"형아 되고 많이 자면 무서운 생각 다 없어져?"
"응 민재야 민재 오늘 무서운 책 읽어서 귀신 생각 많이 나는구나? 코 자고 일어나면 생각 안 날 거야 걱정 마 민재야.."
"시간이 많이 많이 지나면 다 생각 안나? 민재가 아기 때 기억이 안 나는 것처럼?"
민재와의 행복한 시간들.. 민재는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3~5살 때 기억을 잘하지 못한다. 정말 행복했던 시간, 캠핑장에서 놀았던 일, 함께 여행 갔던 일 등. 사진을 보며 설명해줘도 기억할 확률은 반반이다.
하긴.. 어렸을 때의 나도 그랬을 테니까..
서둘러 민재를 안심시키고 잠자리에서 옆에 누워 민재를 토닥여준다.
민재가 더 자라게 되면, 외부와의 소통이 더 많아지고 과거의 기억이 축소되고 잊어버리게 되는 게 많아지면, 잔상들 속의 아빠란 존재는 어떤 식으로 기억될까?
나쁜 귀신 기억은 잊혔으면 좋겠지만, 지금의 행복한 기억은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민재야 코 자.. 우리 꿈속에서 만나서 뭐하고 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