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논산에 있는 건양대에서 자서전 쓰기 강의를 하고 왔습니다. 마침 시골이 그곳과 가까운 김제여서 어제 저녁 하룻밤을 잤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온다고 하니 아픈 몸을 이끌고 이거 저거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준비하셨고요.
어머니가 구부러진 허리를 싱크대에 기대고 설거지를 하시면서 "몸은 아프지만 그래도 더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하십니다. 순간 밥을 먹다가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맨날 "죽겠다" "어서 죽어야지"를 입버릇처럼 내뱉던 분이 처음으로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은 거구나' 아니면 '못난 아들 더 잘되는 걸 보려고 그러시는가' 등등 여러 생각이 오갔습니다. 전에는 자식이 가는 차를 동네 어귀까지 따라오면서 배웅을 했는데, 지금은 대문 앞에 쪼그려 말없이 손을 흔드십니다. 저도 창밖으로 하염없이 손을 흔들었습니다.
2001년생 학생들을 상대로 자서전 쓰기를 이야기 한다는 것이 좀 멋적긴 했습니다. 그래서 자서전 쓰기의 자기성찰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어떤 경로로든 자기를 안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요. 대부분 자기의 존재가치를 모르고 남을 좇거나 허상을 따르는 경우기 많지요.
이윤학 시인의 '손'은 그런 우리들의 세태를 꾸짖는 듯 합니다.
가끔,
필요한 물건을 들고
찾을 때가 있다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
감쪽같이 없어질 때가 있다
어디 갔을까.
어디 갔을까,
손이 어디 갔을까
주위를, 빙빙 돌 때가 있다
자기 자신의 손을 가져야 불행하지 않습니다. 행복까지는 아니어도 분명 자신만의 '손'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손을 뻗어야 합니다. 그 손으로 때로 타인을 쓰다듬기도 하고, 내 가슴을 달래기도 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손을 보면서 고마움의 인사를 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제 손이 무지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