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관찰자 시점의 시작

1장. 왜 럭셔리를 알아야 하는가?

by Off the record





럭셔리 관찰자 시점의 시작은 '왜?' 때문이었다.

다시 일어날 힘이 없어 보이던 ‘재기불능’ 상태의 브랜드가 멋들어지게 세상에 한방을 날렸으니! 호기심이 발동했만 했다. 하지만 호기심에 그칠 뿐이었다.


패션 전공자에게 럭셔리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지겹게 봤던 해외 패션쇼 모델 컷과 같았기 때문이다. 이미 먹어본 맛은 새로울 게 없으니깐!

하지만

아는 맛이 무섭다고 계속해서 시선이 꽂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한물간 패션 브랜드를 다시 살리기 어려운데...

인기가 사그라든 럭셔리 브랜드는 어떻게 재기했지?

패션과 럭셔리의 차이가 뭘까?


이쯤에서 약장수 같은 내 타이틀인 ‘박 박사’의 박사력이 발동했다.

어떻게?



한 번 파볼 만 한데?



하고 말이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박사들은 자신이 몰두하는 걸 깊게 파거나 멀리 가거나 하는데 그걸 ‘너무’하는 경향이 있다. 그 ‘너무’ 때문에 사회나 산업에 적용하기엔 이르거나 늦거나 어렵다는 평을 듣게 된다.

난 이것을 박사력이라고 부르면서 자학하길 즐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잘함이, ‘잘함=과함’인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너무’를 할만한 가치의 양대산맥이

럭셔리에는 존재했다.








첫째,

럭셔리만의 ‘럭셔리력’에는 시류를 읽는 힘이 있다.






럭셔리를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본 지 몇 년 되었을 쯤이었다.

갑자기 럭셔리 브랜드들의 가격이 급격히 올렸다. 그리고 가격이 오르기 전에 새벽부터 샤넬 매장에서 진을 치다 물건을 사는 오픈 런(open run) 쇼핑족들이 뉴스에 나왔다.



“미쳤어! 이 불경기에 럭셔리가 뭐라고”



라는 대사가 나올 법하다. 몇 년 전 만해도 H&M과 럭셔리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 제품 판매 때나 보던 모습의 세대교체가 온 것이다.

이제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것은 '럭셔리스러운'이 아니라 '럭셔리' 그 자체이다.

몇 해 전만 해도 십대들의 ‘친구 따라 강남 가는’ 브랜드 소비형태인 벤드 웨건 효과(band wagon effect)의 패션 브랜드는 노스페이스였다. 그러나 요즘은 구찌, 발랜시아가, 톰 브라운 등이 그런 브랜드가 되었다.


Z세대보다 더 알기 어려운 알파 세대(2010년~2024년생들)가 주류 세대가 되면 루이뷔통 하면 떠오르는 건 모노그램 가방이 아닌 온라인 게임 캐릭터의 패션 브랜드일 것이다.


세상이 나만 빼고 달라지는 기분이다.

샤넬이 비싸져도 살 사람은 오픈런을 해서 샀다. 오히려 더 비싸져도 사게 만들 정당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럭셔리이다.



열광하게 만들면 된다.

누구를?

더 오래도록

럭셔리를 소비해줄 젊은 층을 말이다.



샤넬은 블랙핑크의 제니 양을 영입해 그녀에게 ‘인간 샤넬’이라는 애칭이 생기게 만들었다. 그녀는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닌다. 럭셔리는 이렇게 브랜드 파급력을 높인다. 그들이 고민하는 건 누구보다 빠르게 상황을 읽어내 결과치를 만드는 것이다.




늘 주류인 상태를

유지하려 시류를 읽어내는 힘이 바로

‘럭셔리력’이다.









둘째,

럭셔리의 기본 정보는 통찰력을 길러준다.






국내에는 럭셔리에 대한 전문적인 기본 정보가 잘 없다. 국내외 모두가 인정할만한 전문가가 쓴 럭셔리 전문서적은 한국에 딱 2권뿐이었다. 그것도 10년도 더 전에 나온 럭셔리 MBA 교재의 번역본이었고, 절판 상태였다.

절판본을 구해 읽어보니 석사급 교재라 ‘이 정도는 다들 알지?’하면서 기본 설명이 부족한 게 많았다. 나는 그 ‘이 정도’를 몰라서 책을 사봤는데 말이다.


‘이 정도’를 예로 들자면, 프랑스에는 럭셔리 산업체 연합회라는 게 있는데 그걸 코미테 콜베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곤 책은 석사급 내용으로 넘어가버렸다. MBA 교재니깐 그게 당연했다.

하지만 기초도 기본도 없는 내가 궁금한 점을 풀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이탈리아에도 럭셔리 브랜드가 많은데?

럭셔리 시계 브랜드가 많은 스위스에는?



포털 사이트에서 아무리 검색을 해도 코미테 콜베르에 대한 설명만이 장황했다. 럭셔리도 주체성 없이 프랑스 같은 덩치 큰 나라를 따르는 사대주의가 있는 건가 싶었다. 실제로 패션에도 수많은 패션위크가 있지만 결국 결론은 파리 패션위크라는 암묵지와 불문율이 있다.

하지만 조사 범위를 넓혀 영문판 자료들을 찾아보니 다른 나라에도 럭셔리 산업체 연합회가 존재했고 그들끼리 뭉쳐서 만든 또 다른 연합회도 있었다.

세상에! 하나만 설명해주고 두 개는 알아서 찾아야 한다니! 박사력이 발동해야만 할 타이밍이었다.

그렇게 찾아보다 보니 럭셔리의 범위는 넓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본질은 결국 같았다. 결은 좀 다를지라도 말이다. 다른 방식으로 럭셔리를 분류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나라로 움직이던 모기업 체제로 움직이던 산업이기에 타 산업에도 적용할만한 통찰력도 존재했다.


시들해진 브랜드를 다시금 인기 가도를 달리게 만들고, 망한 브랜드를 사서 전 세계적으로 성공시키는 럭셔리의 의사결정이 그랬다. 백살이 넘은 브랜드에 20대가 열광하게 만드는 브랜딩도!


럭셔리를 하나의 브랜드인 나무로 보던

여러 브랜드를 거느린 모기업인 숲으로 보던 말이다.




럭셔리는 늙지 않는 브랜드를 만들고 유지하는

그들 만의 환경 즉,

떼루아(terroir)를 조성하는 통찰력이 있다.









그래서!


럭셔리를 안 사도

럭셔리 브랜드 회사를 안 다녀도

럭셔리를 알아야 한다고 외치고 싶다.


시류를 읽어낸다는 것은,

마치 흐르는 냇가에서 맨 손으로 유영하는 물고기를 잡아내는 민첩하고 예리한 통찰력이기 때문이다. 그건 낚싯대로 물고기를 잡는 것과는 절대적으로 다른 차별화된 능력이다.

그 실마리는 럭셔리에 있다.


그러니

때론 깊게

이따금씩 멀리 내다보는

관찰자의 시점으로 함께 럭셔리를 파헤쳐 내보자!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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