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의 성장 전략이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원문보기)
최근 패션업계에서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어려움 겪고 있는 패션 기업들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지난해(회계연도 2014년 9월 ~2015년 8월 기준) 연 매출 1조1169억원으로 국내 단일 패션브랜드로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2005년 유니클로는 한국에 첫 진출 이후 매년 두자리 수 이상의 매출 증가율 기록했는데 지난 2010년 51개 매장에서 2,260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3년 만에 6,940억원을 넘어섰고 2014년에는 9,000억원에 실적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보통 상위 남성복 브랜드의 연 매출이 1,000억원 선임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유니클로는 매출 증가와 함께 1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데 많은 패션기업이 불황을 겪은 2014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2.02%, 13.9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불황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경쟁업체인 자라와 H&M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2%대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유니클로는 SPA 브랜드 중 국내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하지만 매장을 먼저 연 것만으로 유니클로의 성장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특히 그동안 메르스와 세월호 사태 등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장률 이뤄 낸 것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 ‘패스트패션’의 차별화
이처럼 불황기에 흔들리지 않는 유니클로의 저력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유니클로가 지향하는 ‘최고급 품질의 제품을 최저가에 제공한다’는 목표가 가능하게 한 글로벌 소싱력일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일본 젊은층에게 ‘유니바레(유니클로를 입고 있는 사실이 들통 났다)’라는 속어가 있었을 정도로 촌스러운 브랜드로 치부됐던 유니클로가 단순히 글로벌 소싱력만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진 못했을 것이다.
유니클로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특히 패스트리테일링사가 추구하는 전략들을 지켜보면 왜 유니클로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간다.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UNIQLO)는 지난 18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2017 시즌 주요 전략과 상품 컨셉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유니클로의 내년 전략은 핵심 가치이자 브랜드 철학인 ‘라이프웨어(LifeWear)’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낸다는 것이다.
존 제이 패스트리테일링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총괄 임원은 “’라이프웨어’란 옷을 대하는 유니클로만의 철학이자 자세”며 “단순히 트렌드나 스타일만을 쫓는 옷이 아닌, 심플함에서 시작해 혁신적인 소재와 기능을 바탕으로 점차 진화하는 옷을 제공하고 항상 고객의 관점에서 필요한 가치를 반영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하는 옷을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유니클로는 약 80여 종의 S/S시즌 주요 상품들이 ‘모든 이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옷’이라고 덧붙였다.
유니클로의 대표 상품군인 기능성 내의 ‘에어리즘(AIRism)’을 비롯해 뛰어난 품질을 갖춘 베이직한 상품 라인업도 강화된다. 특히 아이코닉한 상품 중 하나인 ‘진(JEANS)’의 소재와 디자인을 다양화할 계획으로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 리테일링은 데님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자사 최초의 데님 전문 R&D 시설인 ‘데님 이노베이션 센터(DENIM INNOVATION CENTER)’를 오픈했다.
또 하나는 에슬레져 트렌드 확산에 따라 ‘유니클로 스포츠(UNIQLO Sport)’ 라인업을 강화한다. 글로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일상 생활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운동 경기를 할 때에도 좋은 퍼포먼스를 도울 수 있도록 기능성과 디자인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상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2017 S/S시즌에도 패션성과 흥미로운 디테일을 더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니클로는 ‘패스트패션’과는 차별화되게 기획에서 판매까지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철저한 생산 및 품질 관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이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라이프웨어’를 선보이기 위해 상품 개발 및 품질 관리 등 R&D 전반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번에 설립한 이노베이션 센터 이외에도 도쿄, 뉴욕, 상하이, 파리 및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5개의 R&D 센터에서 전세계 패션 트렌드를 수집하고 있으며 올해 6월 세계적인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르메르(Christophe Lemaire)’를 파리 R&D 센터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하는 등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 모두를 갖춘 ‘라이프웨어’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강화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 끝없는 영토 확장
유니클로 국내 전개사인 에프알엘코리아 역시 이 같은 글로벌 전략에 발 맞춰 라이프웨어 강화와 유니클로 스포츠 라인 확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또 하나는 꾸준한 영토 확장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9월에만 ‘유니클로 스타필드 하남점’, ‘유니클로 롯데몰 진주점’ 및 ‘유니클로 이마트 동탄점’을 잇따라 오픈했고 12월 1일 ‘유니클로 롯데몰 은평점’을 새롭게 오픈한다. 지난 회계연도(2015.9~2016.8) 기간에만 20개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폐점을 감안하면 증가분은 18개점, 총 매장 수는 173개점이다.
유니클로의 유통망 수는 2102년 80개에서 2013년 105개, 2014년에는 134개로 늘었고 2015년 155개로 전년도에 비해 오픈 속도는 줄었지만 ‘유니클로’에게는 아직도 진출해야 할 지역과 유통채널은 많아 보인다.
이 같은 속도라면 내년 200개점은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클로는 2005년 국내 진출 이후 백화점과 가두 중심으로 유통전략을 펼쳐왔고 수도권에 집중되었다면 최근 몇 년 사이 복합쇼핑몰과 지역 매장을 중심으로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에프알코리아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유통망 확대와 더불어 히트텍, 에어리즘 등 유니클로의 제품들은 세계적인 섬유회사들과의 공동 개발을 통해 탄생한 만큼 독보적인 기능성을 자랑 한다”며 “여기에 트렌드에 맞춤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니클로는 글로벌 전략의 큰 줄기를 잡고 다양한 히트 상품을 배출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은 덤으로 제공한다.
상품 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단순 가격만 놓고 판매하는 국내 패션 업체들은 ‘유니클로’에게 배워야할 점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