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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션서울 매거진 Dec 02. 2016

신유통 트렌드에서 미래성장 전략을 찾다-part1 일본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위축됐던 패션 시장으로 인해 유통가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패션 유통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백화점은 물론이고 가두점 등도 지속된 경기 침체로 매출이 위축됐다.(원문보기)


급기야 패션업체들은 탈 백화점을 외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제도권 유통에서 벗 어나 쇼핑몰과 아울렛, 인터넷쇼핑몰, 편집숍, 라이프스타일숍까지 다양한 형태가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패션 트렌드 못지않게 유통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옴니채널, 모바일쇼핑 등 신유통채널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소위 ‘패션 밥을 먹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애기지만 오프라인 채널 중심의 패션 산업에서는 아직도 먼 애기다.


얼마 전 한·중·일 유통시장의 메가 트렌드를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유통, 물류, 제조업체 임직원 등 600여명 참석해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신유통채널은 먼 애기지만 관심은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에 본지는 한·중·일 유통 트렌드를 짚어보고 주요 유통 기업들의 미래성장 동력은 무엇인지 이와 관련된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 살펴봤다.


주제는 ‘part1 신유통 트렌드에서 미래성장 전략을 찾다-일본편을 시작으로 part2 중국편 part3 한국편으로 구성한다.

최근 패션시장이 재조명되면서 유통시장도 분주해졌다.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세이부백화점 도코로자화점은 백화점의 얼굴인 1층에 식품매장을 오픈하기로 했다. 불황 타계를 위한 방편 치고는 파격적인 행보다. 이 같은 조치는 대도심을 제외한 지방이나 근교의 백화점들이 매출 하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세이부백화점은 1층에서 지역산 수제맥주나 갓 구운 빵 등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구입한 식품을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식품매장 면적을 현재의 1.5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토 히로타카 일본 유통경제연구소 전무는 ‘신유통트렌드와 미래성장전략 컨퍼런스’를 통해 최근 대형점포 위주에서 중·소형, 무점포로 변화하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일본의 유통시장은 고객을 모으는 업태에서 고객에게 접근하는 업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유통경제연구소는 일본의 유통 트렌드를 50년 이상 연구하고 분석하는 곳이다.


가토 교수는 “일본의 소비자는 편리성, 경제성, 지역성, 정서성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이런 고객 니즈를 복합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유통업체가 주목받고 있다”며 아마존재팬과 세븐일레븐재팬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이들은 세분화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저가격·고품질의 상품으로 차별화한 기업들이 침체된 일본 소비시장에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일 100만 점포 시대…소매업 대폭 감소 추세


현재 일본의 소매업 점포수는 100만개로 추산된다. 1982년 172만개를 정점으로 현재까지 감소되고 있다. 일본 유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소매업 점포수는 1982년 172만개를 시작으로 91년 159만개로 줄어들었고 2002년에는 130만개로 대폭 감소됐다. 지난 2014년에는 102만개로 여전히 감소 추세에 있으며 이 중 식음료는 31만개로 1982년 73만개 점포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가토 교수는 “일본의 소매 점포는 100만개(2014년 기준)로 독립된 점포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며 “일본의 특성상 가업을 이어가는 점포들이 많았는데 최근 후계가 없어 소형 점포는 더욱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령화에 접어든 일본은 신선한 식료품을 살만한 소형 점포가 없어 곤란해 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 같은 소비자들에게 상품 제공하는 것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유통산업은 198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시장개방 이전의 우리나라 상황처럼 점포수가 많고 규모 또한 영세했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산악지역이 많아 거주 가능한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주택규모가 작고 다량의 식품을 저장할 수 있는 대형 냉장고가 구비된 가정이 별로 많지 않아 소비자들은 쇼핑을 자주 나가야 했다.


또 일본인들은 신선한 생선과 야채를 즐겨 먹기 때문에 식품을 한꺼번에 구입해 오랫동안 저장해 두기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매장을 찾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이런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소규모 점포가 소비자와 근접한 거리에 위치하게 됐고 그 결과 점포들이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나게 됐다. 이후 1990년대 들어서 유통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유통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대형매장 설립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소매유통업의 진출이 잇따른 것도 이 시기다.


글로벌 유통 소매기업의 일본진출은 1991년 미국완구전문매장인 ‘토이저러스’가 시초였는데 토이저러스는 창고형 대형점포에 상품재고를 전시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며 가정용 게임기 등 인기상품을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조달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했다.

이후 GMS(종합소매업) 분야에서는 까르푸나 월마트 등의 진출이 두드러졌지만 2010년 3월 실적악화로 까르푸는 일본에서 철수했다. 이어 이케아, H&M 등도 대형 SPA 브랜드도 2000년 후반을 기점으로 일본 진출을 확대했다.


2008년 이후 글로벌 SPA 기업이 일본 진출을 확대했는데 이미 진출한 GAP, 자라 등 어패럴 브랜드 매장 외에도 어패럴, 장식잡화, 인테리어, 가구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대형 글로벌 브랜드의 전문 매장이 일본에 속속 등장했다.


2008년 9월에는 스웨덴 의류 브랜드인 H&M이 10월에는 영국의 캐주얼 브랜드인 TOPSHOP, TOPMAN이 일본에 진출했다. 이어 2009년 4월 미국 브랜드 포에버21이, 12월에는 미국 캐주얼 브랜드 아베크롬비&Fitch 등 패스트 패션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대표적인 도쿄의 번화가인 오모테산도, 긴자 등에 점포를 내며 적극적인 출점 공세가 시작됐다.


# 2010년 백화점의 잇따른 폐점에 따른 유통 구조의 변화

그러나 일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일본 개인소비의 감소가 이어지면서 소매업은 위기를 맞게된다.


2010년 한해 일본에서 폐점한 백화점수는 13개나 달했다. 미쓰코시 백화점 도쿄 이케부쿠로점, 세이부 백화점 도쿄 유라쿠초점, 한큐백화점 쿄토점 등 백화점 문을 닫고 쇼핑센터와 패션몰을 개장했다.


1980년대에는 다이에, 미쓰코시, 세이부 그룹 등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유통기업이 지가 상승으로 인한 리조트 개발, 점포용지외 취득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렸으며 본업인 백화점 또한 버블경기의 왕성한 소비의 영향으로 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버블 붕괴로 인한 지가하락과 소비시장 부진으로 인해 백화점 업계의 매출은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후 일본 교외 국도주변에 대규모 창고형 점포가 출점하면서 소비자들은 도심에서 교외로 눈을 돌렸고 이는 결국 지방 백화점의 도산과 점포 폐쇄로 이어졌다.


이런 과정에서 일본의 이온 그룹은 교외지역 대형 쇼핑센터 건설을 시작으로 점유율을 확보해 가면서 2000년 중반부터 소매시장의 중심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일본 개인소비의 감소는 소매기업의 전반에 큰 타격을 주었는데 결국 그때까지 비교적 견실하게 남아있던 대부분의 도심부 백화점도 매출부진으로 인해 폐점하게 된다.


가토 교수는 “일본 소매 유통은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슈퍼마켓(1500m²)의 식료품 매출은 확대기조에 있으나 2011년 이후부터 편의점이 크게 성장해 순위가 역전했다”며 “백화점, 슈퍼마켓의 의류 판매는 점차 감소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일본의 주요 업태별 매출 추이에서도 이 같은 상황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편의점은 2008년을 기점으로 꾸준히 성장하면서 11조엔 규모(2015년 기준)로 성장했고 그 다음이 슈퍼마켓(식료품)이 9.4조엔으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드럭스토어는 2013년 이후 주요 소매유통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백화점 규모를 턱 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드럭스토어 시장 규모는 5.4억엔으로 성장했고 백화점은 6.8억엔으로 점차 감소 추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가전대형전문점(4.2억엔), 홈센터(3.3억엔), 슈퍼주거용품관련(2.5억엔), 슈퍼의류품(1.3억엔)으로 모두 감소 기조를 보이고 있다.


가토 교수는 백화점, 가전 대형전문몰 등의 시장 규모는 하락 추세 있는 반면 편의점, 드럭스토어 등은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통산판매업은 지난해 6.5억엔으로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소매업 매출은 총 140조엔으로 자동차, 주유 관련 시장을 제외하면 110조엔 규모로 추산된다”며 “이중 통신판매는 6.5조엔 규모로 전체 6%를 차지하며 급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중 아마존재팬이 통산판매 시장의 1%를 차지하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 日 상위 소매기업 매출 살펴보니…편의점 기업 상위 포진

지난해 상위 소매업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세븐일레븐 재팬이 4조2,910억엔으로 전년 대비 7.1% 상승하며 1위를 기록했다.


세븐일레븐의 모기업인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종합 슈퍼, 백화점, 편의점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2016년 일본 기업 매출 순위 100위 중 18위를 차지하며 2016년 2월 결산기준 6조457억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편의점 사업에서는 전년 대비 7.1%의 성장률을 보이며 승승장구 중이다.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이 같은 실적 분석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세웠는데 성장세인 편의점 사업을 주축으로 성장 전략을 세우는 대신 이토요카도 등 실적이 부진했던 사업에 대해서는 조기 구조조정으로 정리를 단행하며 일본 관동지방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실시하고 있다.


또 세븐앤아이홀딩스는 일본 전국의 1만 8,000여 개점의 세븐일레븐 편의점 매장을 통해 앞으로 다양한 옴니채널 전략을 선보일 계획으로 이를 통해 2019년 2월 결산 기준 목표액 1조 엔으로 삼고 있다.

세븐일레븐 다음으로 로손이 2조3,610억엔으로 2위를 차지했다. 로손 역시 편의점 사업을 필두로 하는 일본의 유통업체이며 현재 세븐일레븐 다음으로 큰 편의점 체인점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3위는 종합슈퍼, 편의점, 드럭스토어 등을 운영업태로 삼고 있는 일본 최대 규모의 유통 기업인 이온리테일이 2조1,770억엔의 매출(전년 대비 2.8% 상승)을 올렸고 4위는 패밀리마트(2조억엔, 전년 대비 7.8% 상승), 5위는 야마다전기 순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유니클로가 12위, 이즈미 18위, 라이프코포레이션 19위, 시마무라 20위를 차지했다.


가토 교수는 “지난해 상위 소매기업의 매출을 살펴보면 업태별로 CVS(편의점 convenience store)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아마존재팬은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무려 19% 성장률을 보이며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며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편리성과 전문성 그리고 지역대응에 뛰어난 기업들이 현재 일본유통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상위기업군의 M&A가 진행되고 있는데 패밀리마트와 유니HD의 경영 통합(2016년 9월)으로 유니‧패밀리마트홀딩스를 발족하며 상위 기업으로 발돋움했고 세븐일레븐 계열사인 세븐&아이와 H2O의 자본업무 제휴로 관서의 소고‧세이부 3점포를 사업승계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 편의점·드럭스토어 강세 백화점, 대형마트 하락


결론적으로 일본 소매유통은 현재  편의점, 드럭스토어, 온라인 등과 같이 소비자의 편리성과 상품 전문성을 갖춘 업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일본유통시장은 지난 몇 년간소매 점포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어디서나 쉽게 상품을 살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이러한 불편을 편의점이나 드럭스토어, 온라인이 해결해주고 있는 셈이다.


가토 교수는 “편리성, 경제성, 지역성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일본 소비자들은 이런 고객 니즈를 복합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편의점, 드럭스토어 등의 유통업체가 주목받고 있다”며 “통신판매업체인 아마존재팬과 편의점의 세븐일레븐재팬의 성장에서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아마존재팬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재팬은 일본시장에서 높은 편리성을 무기로 매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아마존의 대표 서비스인 프라임(회원제도)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프라임 회원 수는 현재 600만명에 달할 정도다.

가토 교수는 “아마존 재팬은 무료배송, 즉시배송 등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아마존 소믈리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인적서비스 확충해 가며 전자상거래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븐일레븐재팬은 절대적인 경쟁우위 확보를 목표로 첨단 공급 인프라 구축을 통해 상품가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현재 전용공장 공급비율이 92%로 제조 소매업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를 이루고 있으며 냉동식품강화를 통해 식(食)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슈퍼마켓의 대표 기업인 라이프코퍼레이션은 대도시권에서의 지역대응과 편리성을 강화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라이프코퍼레이션 각 점포의 반경 1km내의 고객에게 생활필수품 판매시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기(농산물), 로컬, 헬시 등 신업태를 선보이며 신선함을 더해주고 있다.


슈마마켓인 오케이 역시 실용성(저가격)과 여기서 사면 쇼핑이 즐겁다라는 정서성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가토 교수는 “오케이는 저가격 오퍼레이션과 상품선별에 의한 저가격판매와 함께 상품품질, 정보제공으로 실용적 가치와 정서적 가치를 함께 높이고 있다”며 “어떻게 싸게 팔고 있는지를 집중 마케팅하며 소비자와 소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모스약품은 대표적인 드럭스토어로 현재 성장하고 있는 소매기업 중 하나다.


이 기업은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저가격과 편리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저가격을 무기로 식품류를 강화 급속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코스모스약품은 상권(인구 1만명)당 1,000~2,000m²의 점포를 전개해 높은 상권점유율을 도모하고 있다.


가토 교수는 “일본의 소비재 시장은 성숙되어 고객을 모으는 업태(대형점)에서 고객으로 접근하는 업태(중소형점, 무점포)가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총 내수가 늘지 않은 상황에서 소매업의 경쟁심화, 상위기업에 의한 M&A 등으로 과점화가 진행중이다”며 “지금 소비자는 편리성, 경제성 고품질, 전문성, 지역성, 정서성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이런 니즈를 복합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유통업체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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