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쇼핑1번지’ 5번가, 소파에 앉아 뉴욕 5번가의 쇼핑을 즐긴다.(원문 보기)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이 같은 상상이 곧 현실이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AR쇼핑 시대가 다가오면 가능한 일이다.
AR(Augmented Reality, AR)과 VR(Virtual Reality)은 비슷한 듯 하지만 명백히 다른 기술이다. VR은 가상현실을 말한다. 가상현실은 생생한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을 통해 마치 현실인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기술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혼동하는 일이 많다.
가상현실은 자신(객체)과 배경·환경 모두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데 반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증강현실은 혼합현실(Mixed Reality, MR)이라고도 하는데 비행기 제조사인 보잉사에서 1990년경 비행기 조립 과정에 가상의 이미지를 첨가하면서 증강현실이 처음으로 세상에 소개됐다.
가상현실은 자신과 배경·환경 모두 현실이 아닌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데 반해 증강현실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은 서로 비슷한듯하나 그 주체가 허상이냐 실상이냐에 따라 명확히 구분된다.
패션업체들이 VR‧AR 기술을 마케팅에 적용한지는 꽤 오래됐다. 기술 부족으로 상용화에 한계를 느꼈을 뿐 기술 도입 사례는 이미 몇년전부터 많이 활용됐다. 더욱이 하나의 마케팅 툴에서 시작해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구매까지 가능한 기술까지 발전해 가고 있다.
패션 업계가 가상‧증강현실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를 활용한 독특한 광고 마케팅 때문인데 그 동안 사진, 동영상 등 일차원적인 광고 캠페인을 벌였던 패션 브랜드들은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가상과 현실을 접목한 광고 툴을 제안하기도 했다.
초창기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툴은 QR코드를 삽입하는 정도였다.
QR(Quick Response)코드에 홈페이지 등의 브랜드 정보를 삽입해 QR코드를 스캔하면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것이다.
‘베네통’은 2010년 ‘It’s my time’이란 캠페인을 벌이며 인쇄 홍보물에 AR코드를 삽입했는데 이를 웹에 인식시키면 캠페인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담은 동영상이 화면에 노출시켰다. 또 ‘캘빈클라인진’의 X라인 론칭, ‘MLB’의 AR마커를 삽입한 광고, ‘빈폴진’의 셀틱 데님 AR 마케팅 등은 모두 AR코드를 활용한 광고 마케팅이었다.
그 당시 단순히 보여주기에 그쳤던 광고 캠페인에 AR코드라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젊은 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 AR‧VR쇼핑 입어보고 구매까지 가능
최근 패션업계에서의 이런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가상현실 보다 증강현실 쪽에 가깝다.
브랜드 모델의 방을 보여주거나 오프라인 매장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등의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액세서리는 수지의 방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2016년 가을겨울 시즌 360 VR 영상을 공개했다.
이색적인 촬영기법을 통해 특별한 공간에 초대하는 360도 VR 영상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었던 수지의 방을 여러 각도로 둘러볼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공개된 영상은 마치 수지와 한 공간에 있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전달하고 수지의 상큼 발랄한 매력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재미요소가 부여됐다.
소나이트코리아도 지난해 VR 마케팅을 선보였다.
쌤소나이트 레드는 VR 기술을 적용해 추동시즌 백팩의 멋과 실용성을 위트 있게 표현한 ‘360도 회전쇼룸’ 및 김우빈, 김유정의 화보 촬영 현장 VR 영상을 공개했다.
360도 VR 영상은 최근 패션뿐만 아니라 각 산업계에서 주목하는 첨단 마케팅 툴 중 하나다. 소비자들이 사진이나 영상을 일방적으로 보는 것에서 벗어나 가상현실을 직접 체험하듯 영상을 360도로 조종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리복은 최근 VR스토어를 오픈했다.
오프라인 스토어를 온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다.
VR로 구현되는 매장은 부산 광복 리복 플래그십 매장으로 브랜드 매장에 VR기술을 적용한 일종의 가상 매장이다.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이 사진과 글을 중심으로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였다면 VR스토어는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그대로 옮겨와 매장에서 직접 쇼핑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클릭 한번으로 피트니스 클래스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추가해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를 두었다.
리복의 VR스토어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어려운 고객들에게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밖에 패션산업에 적용되고 있는 VR‧AR 기술은 다양하다.
쇼핑업계의 VR‧AR 기술의 도입은 가상현실을 이용한 쇼핑으로 기존 온오프라인 쇼핑에서 접하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옷을 입어보지 않아도 옷을 입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가상 피팅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부터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AR 기술을 통한 가상 피팅룸을 도입했으나 기술력 등의 원인으로 온라인 쇼핑에 정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VR 장비 보급의 확대와 기술의 발전으로 VR‧AR 기술 매칭을 통한 패션업계의 새로운 마케팅툴로 정착 가능성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시도는 일본에서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일본 오즈믹 코퍼레이션 산하 사이킥 VR 연구소는 차세대 온라인 쇼핑 서비스 연구가 한창이다. 사이킥 VR 연구소는 최근 ‘스타일리(STYLY)’로 명명된 가상현실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발표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스타일리는 오큘러스 리프트, 기어VR 등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장착해 가상 공간에 접속, 해당 브랜드 매장의 제품을 구경하고 온라인 결제로 구매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지금까지의 온라인 쇼핑과 달리 실제 제품의 질감과 착용감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업체인 에프엑스기어는 지난해 4월 7일부터 11일까지 홍콩의 랜드마크인 IFC 몰 1층 홀에서 진행된 마쥬 팝업스토어에서 가상 피팅 서비스를 시연해 주목을 받았다.
에프엑스기어의 가상 피팅 서비스는 쇼핑객은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수고를 덜면서도 여러 브랜드의 옷을 한 자리에서 편리하게 입어볼 수 있다. 또한 입점 매장들도 피팅시 발생할 수 있는 제품 손상을 줄이면서 피팅룸 운영 및 관리 비용도 절감해 윈윈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백화점을 통째로 옮겨 놓은 사례도 있다.
미 오픈마켓 이베이는 호주 백화점 마이어(Myer)와 제휴를 통해 호주에 세계 최초로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백화점을 만들었다.
가상현실 백화점은 고객이 삼성기어VR(Gear VR) 및 구글카드보드(Google Cardboard)같은 헤드셋을 착용한 후 마치 백화점을 돌아다니면서 쇼핑을 하는 것처럼 제품을 구매하고 체험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백화점의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은 지난해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백화점 매장을 둘러보면서 쇼핑할 수 있는 VR 백화점을 선보였다. VR스토어는 백화점 매장에 VR 기술을 적용해 실제 오프라인 매장을 그대로 옮겨와 쇼핑을 체험 할 수 있는 매장이다.
더현대닷컴은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 나이키, 아디다스 매장에 가상현실 기기를 통한 쇼핑이 가능하다.
VR기기가 없는 소비자의 경우 PC와 모바일을 통해 VR스토어에 접속해 실제 매장을 둘러보듯 매장을 살펴보고 장바구니 등록과 상품 구매를 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8년에 상품 설명과 함께 해당 상품과 어울리는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VR서비스를 2019년에는 VR백화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가상현실(VR)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가상현실을 도입한 새로운 온라인 쇼핑 생태계를 조성하고 산하의 미디어 업체들을 통해 영화, 음악, 드라마 등 VR 콘텐츠 생산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AR‧VR 기술은 패션과 접목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기술적 진화를 뒤로하고 이 기술이 패션 산업에 접목되기까지는 해결해야 될 문제가 몇 가지 있다.
VR 기기가 가지는 제약은 물론 이미 효율적인 쇼핑경험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태도 변화다. VR의 경우 휴대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집 안과 같은 특정 장소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과 주거공간이 좁은 우리나라의 경우 가상공간의 활용이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HMD(Head Mount Display) 자체 착용감, 무게, 디자인, 휴대성 등 제품 자체의 지속적인 발전도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TV를 통해 상품을 직관적으로 판단하고 전화 한통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홈쇼핑과 장소와 이동의 제약 없이 간단한 조작으로 상세한 검색 및 편리한 구매가 가능한 모바일 쇼핑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시·청각에 의한 경험만을 제공하는 HMD를 이용한 가상공간의 쇼핑은 경쟁력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HMD 착용의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 있을 수준의 실제 쇼핑과 같은 경험 그 자체로 즐거움을 제공하거나 실제 매장에 간 것과 유사하거나 더욱 쾌적한 경험을 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