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콰 뉴미디어' 이혜란 대표님 인터뷰
언젠가 사업을 시작한다면, '내 회사'를 차린다면 어떻게 운영할지 상상해본 적 있으신가요? 직원들에게도 잘해주고 거래처와 신뢰도 쌓는 멋진 회사는 모두의 꿈일 겁니다. 하지만 막상 실제로 회사를 운영하면 마음처럼 되기 어려울 거라는 점도 모두 알고 있죠.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다.' 늘 들어왔고 또 의심해본 적이 없는 말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목표가 꼭 하나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죠. 이번 패스트파이브 Member Interview에서 만나본 '아이콰'의 이혜란 대표님도 마찬가지셨습니다. 대표님은 직원과의 신뢰, 고객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늘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하신다는데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신뢰와 믿음을 강조하신 이혜란 대표님이 인터뷰를 함께 보시죠.
Q. 대표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와 운영 중이신 기업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왕홍 출신 여성 CEO 이혜란입니다. 아이콰는 뉴 미디어 왕홍 마케팅 회사입니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1인 미디어(유튜버,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를 중국에서는 ‘왕홍’이라고 부르는데요, 아이콰는 왕홍이라는 뉴 미디어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여러 브랜드의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는 회사입니다.
사업은 4년 전, 중국에서 먼저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른 살에 사업을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왕홍 매니지먼트 회사로 시작했고 지금은 뉴 미디어 회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왕홍, 즉 인플루언서 각각의 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브랜드를 홍보, 마케팅하는 일을 주로 합니다. 콘텐츠를 만들어서 각 인플루언서의 플랫폼으로 송출하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뷰티 분야지만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왕홍들도 패션, 뷰티, 음식, IT 등 각자의 특화 분야를 지니고 있거든요. 한국 기업이 왕홍 마케팅을 요청하면 그 브랜드와 적합한 왕홍을 매칭해주고,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하는 등의 방식으로 홍보를 돕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한-중 판매대전을 열었습니다. 올 8월에는 인천에서 코리아 뷰티&코스메틱 쇼를 개최하고 9월 중에 또 다른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사업 운영을 결심하신 계기가 있나요?
원래 무역학과를 나왔는데 대학원을 중국어교육학과로 갔습니다. 저는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늘 장기 계획, 대책을 세워놔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20대 후반에는 여성이기 때문에 교육 쪽으로 가야 한다고 믿었죠. 공부를 하다보니 ‘공부를 더 해서 박사를 따고 교수가 되어볼까?’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당시 교수님이 교수가 되고 싶으면 북경대 유학을 가야 한다고 말씀해주셨고, 3년째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북경대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북경대를 졸업할 때쯤 여기저기서 회사 설립 일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어요. 많은 고민 끝에 결국 일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다른 대표님의 회사에서 중국 법인 설립하는 일을 돕고, 회사를 운영하며 ‘돈 버는 법’을 배웠죠. 따지자면 제 회사가 아닌데 제 회사처럼 운영을 하느라 잠을 못 잤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험을 통해 사업에 눈을 뜬 것 같아요. 덕분에 제 사업이 더 수월했던 면도 있고요. 그때부터 쌓인 노하우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처음에는 뷰티 방송에도 출연하고 직접 왕홍으로 활동했어요. 중국에는 저처럼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중국인도 있고 중국어가 유창한 외국인도 있죠. 어디나 그렇듯, 모이면 힘이 되잖아요. 그래서 저와 똑같이 생각하는 분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한-중 사이의 교량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미디어를 통해 한국을 알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그러다 제 방송 활동을 본 지인이 차라리 비즈니스를 해보라고 제안을 해주셨고, 투자를 받게 도와주셨어요. 왕홍으로 활동만 할 게 아니라 ‘너처럼 되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서 회사를 해보라’는 거였죠. 저로서는 좋은 기회였는데, 사드 문제로 투자가 철회되었습니다. 자연히 매니지먼트 회사는 접게 됐어요. 하지만 제가 갖고 있는 차별화된 장점이 명확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시 기업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법인은 올해 초에 냈어요.
Q. 아이콰의 단기, 장기 목표는 어떤 것인가요?
올해는 조금 천천히, 우선 회사를 안정화시키려고 합니다. 단기 목표는 앞으로 1년 이내에 뉴미디어 왕홍 마케팅 회사의 1인자가 되어 평균 월 매출 1억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출판과 교육 쪽에도 관심이 있어요. 왕홍 마케팅과 관련된 책도 내고 전문 글로벌 왕홍(인플루언서) 양성을 위한 교육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작년에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방송용 중국어’ 강의를 했어요. 작년에 중국 내 여러가지 활동으로 너무 바빴는데, 지도교수님께서 제안을 주셔서 진행하게 되었죠. 중국에서 하는 비즈니스가 너무 바빴지만 이 강의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씩 한국에 왔습니다. 강의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수강생이 많이 모였어요. 한국 인플루언서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하기 위해 제 수업에 참여했고요. 그 중 두 명의 학생은 이미 중국에 진출해서 방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은 본격적으로 매니지먼트를 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에서 1인 미디어로 성장하고 싶은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올해 하반기쯤 다시 시작하려는 계획이 있습니다. 현재 아이콰에 소속된 왕홍으로 이은지라는 친구가 있는데 중국에서 오래 산 한국인이에요. 네이버에 유명인의 이름을 검색하면 나오듯이 바이두에서 검색이 되죠. 중국에서 배우 활동을 오래 했는데 사드 사태 이후로 왕홍 활동을 시작했어요. 한국 뷰티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영화 감독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Q.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기업을 운영하는 일이 힘들지 않으신가요?
저는 중국이 잘 맞아요. 오히려 중국이 내 집 같고 한국에 오면 여행 온 것 같죠. 요즘도 한 달에 두 번씩은 중국 출장을 갑니다. 한국에서 아이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이제 겨우 두 달 정도가 되기도 했고요. 지난 달 매출이 5500만원 정도 났는데, 저는 최소 1억 정도 매출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Q. 중국 내에 왕홍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 많나요?
굉장히 많습니다. 국내에도 많아요. 하지만 ‘왕홍 마케팅을 한다’는 기업들 중 실제로 왕홍 마케팅을 제대로 하는 곳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왕홍은 컨트롤하기 힘들어요. 중국을 잘 모르고 왕홍과 직접 접해본 경험이 없는 곳이 진짜 왕홍을 섭외하기는 더더욱 힘들죠.
저는 왕홍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그들과 친구로 지내는 사이고, 원어민 수준의 중국어 능력이 있어서 매년 조금씩 변하는 왕홍 순위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그 명단 안에 있는 진짜 왕홍들이 아니라 단순히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를 섭외하는 경우가 많아요.
왕홍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단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정보 전달 및 홍보를 하는 왕홍이 있는 반면 커머셜까지 하는 왕홍이 있죠. 그들은 홈쇼핑처럼 매일 5~6시간씩 물건 판매를 합니다. 방송 화면 아래에 제품 목록도 뜨고 장바구니에 담을 수도 있어요. 판매 시스템이 굉장히 잘 되어 있죠. 중국에는 하루에 10억 이상의 매출을 내는 왕홍도 많아요. 그렇게 커머셜을 하는 왕홍을 통해 브랜딩 및 판매를 진행하면 중국 내 구매율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아이콰가 얼마 전 서울패션위크에 초청했던 왕홍은 80만 정도의 팔로워가 있는데, 중국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협찬을 받습니다. 그 옷을 입고 패션위크에 참여하고 브이로그를 찍어서 SNS에 올렸더니 ‘완판’되었죠. 이렇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지만 PPL만으로 파급력이 확산될 수 있는 사람을 바로 ‘중국 왕홍’ 이라고 부릅니다.
아이콰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고객과의 신뢰, 왕홍과의 신뢰입니다. 신뢰가 깨지면 사업을 해나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늘 정도를 걷죠. 직원들에게도 항상 우리는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미 국내 많은 기업들이 왕홍을 이용하여 고객을 속이는 등 현재 해당 시장에 대한 인식을 많이 망가뜨렸기 때문에 직원들이 아이콰라는 회사에 대한 소속감에 의심을 두면 절대 안 되거든요.
Q. 중국에 진출하고 싶은 분들께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먼저 중국에 진출 하고자 하는 왕홍 지망생에게 한 말씀 드리면, 중국어 공부부터 하세요(웃음). 저보다 중국어를 못 하는 분들은, 안타깝지만 중국 진출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예쁘고 춤과 노래를 잘해도 팬이 생길 수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힘들죠.
다음으로는 자신만의 전문 분야, 특화 분야를 키워야 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미디어로 송출하는 일이 직업인데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면 성공할 수 없는 게 당연하겠죠. 또 더 좋은 컨텐츠를 만들려면 함께 생각하고 기획해줄 사람들, 촬영과 편집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 결국 확실한 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연습실, 스튜디오 등이 모두 마련된 공간을 준비해서 인플루언서들에게 제공하고 싶어요.
Q. 기업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일을 하면서 힘들 때는,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받을 때인 것 같아요. 사람을 믿는다기보다 믿고 싶은거죠. 하지만 늘 믿었던 것에 비해 결과가 실망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더욱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긴 시간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때 신중을 가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가장 뿌듯했던 때는 직원들과 함께 임무를 완성해나갈 때입니다. 사실 새로 시작하는 기업이 초반에 확실한 결과물을 내기는 힘든 일이지만 저희 아이콰는 당장 눈앞의 욕심을 채우기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으로 다양한 파트너사와 함께 임무를 잘 수행하고 마무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주요 활동으로는 북경에서 개최한 전시회가 있는데요, 한국 브랜드 열 개를 모집하여 오프라인 전시와 홍보를 진행하여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그 중 한 개의 브랜드는 중국의 오프라인 업체와 대리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내년에는 아이콰가 북경에서 더욱 규모 있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어 기뻤죠. 직원들이 각자 맡은 일을 잘 해냈기에 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고, 모두들 뿌듯해했습니다.
앞으로도 직원들이 이렇게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저는 직원들에게 제가 가진 네트워크를 전부 전달합니다. 그 네트워크를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것도 능력이죠. 그 네트워크가 저뿐만 아니라 직원에게도 연결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 더 많은 직원을 뽑는다면 어떤 분과 함께 하고 싶으신가요?
사실 지금 있는 직원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게 가장 좋죠. 아이콰에서는 현재 다섯명이 함께 일하고 있는데, 일이 재미있어서 더 열심히 즐겁게 하고 있거든요. 아이콰는 오히려 경력이 있는 분들이 적응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없던 사업 분야이기 때문에 노하우는 활용할 수 있어도 ‘이 일을 해봤다’ 고 말할 수는 없거든요.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기존 업무를 하시던 경우는 이곳의 일이 어려우실 거예요.
경력자라면 MCN 경험이 있는 콘텐츠 기획자, 글로벌 1인 미디어 시장의 유행과 흐름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분을 뽑고 싶고 신입 분이라면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중국어는 필수겠죠?
Q. 대표님의 개인적인 목표도 궁금합니다.
저는 크리스찬인데요, 아이콰라는 기업이 이윤만 추구하는 곳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물질적,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선교지의 역할을 하는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사무실로 이곳 패스트파이브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아무래도 초기 법인이어서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비용, 위치,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 등을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의 거주지 중간 지점이 을지로였어요. 패스트파이브 을지로점이 가장 인테리어도 잘 되어있고 건물도 좋았고요. 그래서 다수결로 결정한 곳입니다.
Q. 업계의, 혹은 일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아이콰가 하고 있는 뉴 미디어 사업은 4차 산업에서 유망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관심 있는 분들도 많고요. 뉴 미디어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의 일을 시작한 분들이 있다면 먼저 분야를 잘 선택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현재보다도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서 함께 일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합류하시면 좋겠습니다. 또 저희와 함께 일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함께 한국을 알려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이콰의 슬로건은 ‘So Proud of You’ 입니다. 내부적으로는 많은 직원들이 아이콰 직원이어서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더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콰를 ‘So Proud of You’라고 평가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할 일이 많다는 건 바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시도들과 확장을 꿈꿀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 지금 해나가는 일들을 설명하는 이혜란 대표님의 모습을 보니 아이콰의 성장과 확장이 절로 기대되었죠. 중국에서 활약하고 싶은 기업과 인플루언서를 지원하기 위한 '큰 그림'을 들으며 함께 즐거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저희는 다음 인터뷰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아이콰와 함께 중국 진출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 패스트파이브 멤버가 되어 멋진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