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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스트파이브 Apr 02. 2024

김대일 대표가 밝히는 패파가 '공유'오피스가 아닌 이유


패스트파이브가 달려온 10년을 돌아보며 리더 3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패파의 성장을 회고하며 앞으로 더 높이 도약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15년 4월 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국내 최초 공유오피스가 등장했습니다. 이전에도 오피스텔이나 소호 오피스 같은 작은 규모의 사무실은 존재했죠. 하지만 유형의 공간을 넘어 네트워킹, 공간 관리 등 무형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더욱 발전된 형태의 공유오피스는 패스트파이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로부터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패스트파이브는 44개 지점으로 확장하며 국내 최초, 최다, 최대 타이틀을 모두 움켜쥐게 되었습니다.


10년 차 국내 대표 오피스 패스트파이브의 성장을 돌아보고자 김대일 대표를 만났습니다. 패파가 바꾼 오피스 시장에 대한 이야기부터 아직 패파 앞에 남아 있는 과제, 그의 오피스 철학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패스트파이브는 더 이상 공유오피스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김대일 대표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벌써 패스트파이브가 10년 차 브랜드가 되었다니 감회가 새로울 듯해요.


그동안 1호점부터 44호점까지 오픈하면서 모든 지점의 부동산 투어를 직접 가보았는데요. 지금 돌이켜봐도 당시 느꼈던 분위기와 감정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우리가 모니터 앞에 앉아 지도로만 매물을 확인하면 볼수록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반면 딱 한 번이라도 직접 가보면 몇 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죠. 특히 1호점은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거예요. 그때도 매물을 10개 넘게 봤는데 맨 처음에 방문한 곳이 건물 컨디션, 임대료, 위치 모두 가장 좋았습니다. 보자마자 ‘이거 놓치면 안 될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 왔죠. 최종 임대차 계약하기까지 아마 일주일도 채 안 걸렸어요. 2015년 2월에 계약을 마무리하고 그해 4월 1일에 오픈했으니 정말 순식간이었죠.



지금도 지점을 오픈할 때마다 모든 부동산을 다 방문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부동산은 무조건 직접 간다’가 제 원칙이에요. 무엇보다 오피스는 한 번 계약하면 기본 10년은 사용하기 때문에 지점 계약에 관한 문제는 중요한 의사결정 중 하나입니다. 물론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부동산 투어 방식에 약간의 변화는 있죠. 창립 초기에는 부동산 실무자가 많지 않아 A부터 Z까지 제가 전부 확인했다면, 지금은 더 전문적인 직원들이 추린 가능성 높은 매물을 둘러보는 식으로요.





시대가 원하는 사무실을 만들었더니
오피스 시장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발로 뛰며’ 패스트파이브를 경영해 오셨는데, 처음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오피스 시장은 어떻게 다른가요?


사실 오피스 시장은 IT나 패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을 꼽자면 공유오피스에 대한 인식이에요. 이전에는 공유오피스에 관해 설명할 때 ‘사무공간뿐 아니라 다른 서비스도 제공하는 사무실’이라거나 ‘카페 같은 사무실’처럼 여러 가지 수식어가 필요했습니다. 그만큼 공유오피스 자체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부족했죠. 하지만 지금은 사무실을 구할 때 공유오피스가 ‘기본 옵션’이 됐고, 누구나 패스트파이브를 알 만큼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질 때까지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는 것이 표준이 됐습니다. 나아가 100명이 넘는 큰 규모의 기업도 기존의 중개 시스템에서 탈피해 직접 패파를 찾아올 만큼 인식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어요. 잘 변하지 않는 오피스 시장에서 이 정도로 큰 인식 변화가 단 10년 만에 이뤄졌다는 점이 놀랍죠.





말씀을 들어보니, 공유오피스가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은 과정이 곧 패스트파이브가 성장한 과정인 것 같아요.


패파가 국내 최초로 공유오피스 모델을 들여오고 입지를 다지면서 오피스 시장이 달라지기 시작했으니 그렇다고 볼 수도 있죠. 사실 오피스 수요자들은 이전부터 공유오피스처럼 세련되고 편리한 공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이를 충족할 만한 서비스가 시장 내에 없었을 뿐이에요. 수요자들이 필요한 부분을 패파가 채워줬기에 경직된 시장이 움직일 수 있었고, 동시에 패파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오피스 시장이 어떻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오피스 시장에서 전통적인 임대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중이 100%였다면, 지금 공유오피스가 1~2% 정도 파이를 가져온 것 같아요. 앞으로는 공유오피스처럼 기존과는 다른 ‘대안 오피스’가 전체 시장의 10~20%까지 충분히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내용 중에 대안 오피스란 무엇일까요?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쉽게 설명하자면, 공유오피스가 기존 임대 사무실의 한계를 개선한 대안 오피스입니다. ‘일하는 공간은 사회와 시대의 니즈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70~80년대 고도 성장기에는 제조업 중심의 근면성실이 강조되는 사회였죠. 당시 사무실은 함께 모여 각자 일만 하는 구조였습니다. 반면 IT, 정보와 같은 지식산업과 창의성, 자율성이 강조되는 현재의 사무실은 어떤가요?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필요에 따라 일과 휴식을 조절할 수 있는 ‘라운지’ 같은 개방적이고 유연한 공간이 주목받게 되었죠. 공유오피스가 임대 사무실의 대안으로 떠오른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습니다.


이제 오피스는 유형의 공간을 넘어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플렉시블(flexible)’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에 맞게 패파의 비즈니스 영역도 더 넓어졌습니다. 원하는 지역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일할 수 있는 거점오피스, 프리랜서를 위한 구독형 오피스 ‘파이브스팟’을 예로 들 수 있죠. 앞으로는 ‘얼마나 플렉시블한가’가 공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거예요. 그리고 패파는 계속해서 시대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 제공할 겁니다.





패스트파이브는
더 이상 공유오피스가 아니다



패스트파이브를 단순히 공유오피스로 한정 짓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여요.


네, 패파는 이제 단순히 일하는 공간을 넘어서 일하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창업할 때부터 오피스 시장의 판을 바꾸겠다고 다짐하며, 그 첫 번째 수단으로 공유오피스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공유오피스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더 확장하는 건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이미 패파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만날 수 있는데요. 사옥 구축을 도와주는 ‘파워드바이패파’나 직장인 타깃 종합 광고 플랫폼 ‘파이브애드’, 오피스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하이픈디자인’, IT 솔루션을 공급하는 ‘파이브클라우드’ 등 일하는 사람들의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을 줄이는 상품이 마련돼 있습니다. 멤버 베네핏을 통해 세무, 법무, HR 등에 관한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하고요. 앞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강소기업이 더 많아질 텐데 패파는 그들에게 맞는 서비스로 점점 진화할 예정이에요.



그런데, 최근 세계적으로 오피스 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왔잖아요. 어떻게 하면 이 시기에도 성장과 확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패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오피스 시장이 어려운 지금, 패파는 오히려 기회를 찾으려고 합니다. 불경기에 확실히 오피스 공실률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한편으로는 이때 더 좋은 매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거든요. 중도 퇴주가 발생하거나 공실이 장기화하면 임대인(건물주)분들이 패파를 찾아오시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전략적으로 신규 지점을 확장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오피스 시장에서 여전히 패스트파이브가 바꾸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면 무엇일까요?


앞서 패파가 경직된 오피스 시장을 더 크리에이티브하고 유연하게 바꾸어 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런데도 여전히 대부분의 오피스는 무척 올드한 방식으로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플렉시블한 공간을 더 많은 분이 사용할 수 있도록 패파가 더욱 노력하고 성장해야죠. 오피스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일은 오직 패파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게 제 자부심이기도 합니다.


또 아직 패파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점은 대표 입장에서는 축복이에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오피스 시장의 한계와 문제들을 해내면서 20년, 30년 더 나아갈 수 있다는 말이잖아요? 많은 스타트업이 성장을 거듭하다가 시장이 작아서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요. 오피스 시장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패파는 적어도 시장의 크기를 고민할 필요 없이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패스트파이브를 국내 1위 오피스로 성장시키면서, 대표님도 많은 부분 함께 성장하셨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성장을 돌아보자면 크게 두 가지가 부분에서 달라졌다고 느껴요. 먼저 한 가지는 대표로서 더 전략적이고 거시적으로 사고하게 됐다는 겁니다. 초기에는 눈앞에 놓인 과제를 빠르게 실행해 보고 안 되면 다른 시도를 통해 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했는데요. 이제는 한 번 의사결정을 내리면 정말 많은 부분이 바뀌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큰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보면 회사가 커질수록 리더가 직접 실행하고 움직이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동시에 변화를 만들어내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죠. 대표가 더 밀도 있게 일하지 않으면 기업 전체가 동력을 잃게 되는 듯해요.


두 번째는 리더가 갖춰야 할 여러 역량의 밸런스를 조금씩 맞출 수 있게 됐다는 점이에요.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서로 상이한 역량이 동시에 요구되는 경우가 무척 많아요. MBTI를 예로 들면, 이성적으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T 성향도 필요하면서 감정적인 교류와 공감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F 성향도 필요하죠. 그런데 사람은 불완전해서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제 성향의 반대 부분을 보완하거나,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옆에 둬서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2.1만 기업이 함께 만든 오피스 브랜드



어느덧 오늘 대화를 마무리 지을 때가 되었는데요. 지금까지 함께해 온 멤버분들, 그리고 앞으로 함께할 멤버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려요.


우리가 이름을 듣기만 해도 그냥 호감이 가는, 이를테면 애플, 올리브영 같은 브랜드들이 있는데요. 그들이 갖는 브랜드 파워가 어디서 왔는지 따져보면 ‘누적된 고객경험의 합’입니다. 개인마다 브랜드 경험이 다른데 결국 그 다양한 경험들이 모여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고 인지도를 형성하거든요. 그동안 함께해 온, 앞으로 함께할 멤버분들께 패파가 그런 브랜드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패파는 2.1만 기업의 경험이 모여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부 부족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끊임없이 개선해서 더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패스트파이브의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더 많은 기업이 불필요한 고민 없이 비즈니스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패스트파이브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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