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파이브 멤버 '원하는대로' 이경희 대표 인터뷰
어린 시절, 나중에 내 집이 생기면 아래층은 놀이동산으로, 위층은 과자와 사탕이 가득한 가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런 상상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진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이번 Humans of FASTFIVE에서 만나본 '원하는대로'의 이경희 대표님은 아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지니'입니다. 대화와 놀이를 통해 아이가 원하는 방의 모습을 파악하고 그대로 방을 디자인하죠. 아이들은 이 방 안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키우고 스스로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경희 대표님은 오히려 자신이 아이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씀하셨는데요, 20년이 넘게 일해왔지만 요즘만큼 행복한 때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대표님의 인터뷰 함께 보시죠.
Q. 대표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원하는대로’, 그리고 대표님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경희입니다. 현재 ‘원하는대로’라는 법인 아래에 ‘아이야어서와’와 ‘엄마의놀이터’ 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아이야어서와’와 ‘엄마의놀이터’는 각각 어떤 사업인가요?
엄마와 아이는 뗄 수 없는 존재잖아요? ‘원하는대로’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모토를 가지고 있습니다. 엄마가 건강하지 않으면 온 가족이 행복하지 못할 거예요. 그래서 저는 늘 ‘여자를 살려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엄마가 행복하다고 하면 지금처럼 출산과 육아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조금 사라지겠죠.
‘아이야어서와’는 아이를 위한 공간 기획 프로그램입니다. ‘엄마의놀이터’는 엄마들의 마음의 공간을 찾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마음의 여유를 찾고,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과 여러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현재 기획 중인 ‘엄마의자리’는 집안에 엄마의 공간을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생각해 보면 집안에 엄마의 공간은 주방이나 거실이 전부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저만 해도 그렇고요. 집안에 조그만 공간이나 작업대가 있으면 그곳에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엄마와 아이에 관한 일입니다. 전시 분야 일도 아직은 조금씩 하고 있어요.
Q.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20여 년 동안 공간을 다루는 전시컨벤션 업무를 했습니다. 전 직장이 창립할 때 사원으로 입사해서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등을 거쳐 2011년에 대표이사가 되었죠. 그렇게 장기 근속을 하다가 올해 ‘원하는대로’를 시작했습니다. 그곳이 평생 직장일 줄로만 알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일,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기업이나 정부 기관을 상대하며 몇 억이 오고가는 큰 일들을 해왔지만 이제는 금액이 작아도 내가 더 기쁘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Q. 전시 업계에서 오래 일하다가 아이와 엄마를 위한 일을 시작하셨는데, 이 일을 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이마트, 신세계 등 다양한 기업의 대행 일을 하면서 큰 쇼나 행사 인테리어, 전시 기획을 했는데 그중 특히 유아 관련 분야가 많았습니다. 핑크퐁이나 튼튼영어, 현대영어사 같은 곳들도 런칭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아 시장과 엄마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쪽에 관심도 있었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100이라면 30정도로 집중할 영역을 줄인 거죠. 아이와 엄마에 관한 일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20년이면 할 만큼 했잖아요. 계속 그 일을 하다가는 늙어 죽을 때까지 몸을 혹사할 것 같더라고요. 밤샘도 많고요. 아이와 엄마들은 낮에 만나잖아요. 하지만 기업들은 밤에 전화를 해서 ‘내일 아침까지 주세요’라고 하죠. 아이가 없을 때는 할 만했지만 아이가 있으니까 제 시간을 온전히 고객에게 쏟을 수 없더라고요. 일은 재미있지만 그런 시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 작은 계기라면 아이와의 대화가 있겠네요. 제 아이가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데 작년에 ‘네 방을 어떻게 꾸며줬으면 좋겠어?’라고 물으니 엄청나게 놀라운 제안들을 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공간을 어떻게 하고 싶다는 욕구가 많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것을 표현한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어요. 이 사업의 아이디어를 아이가 준 셈이죠.
보통 아이 방을 꾸밀 때는 어른들이 가구를 고르고 부모가 만족하는 모습으로 완성하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아이 방 인테리어를 찾아보면 대부분 비슷한 모습이에요. 예쁘게 꾸미고, 아기자기하거나 모던하죠. 대신 수납공간은 적고 대부분의 요소들이 벽과 바닥에 깔려 있어서 아이는 계속 방을 어지를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아이야어서와’ 1호점인 지민이의 방을 보시면 수납공간을 비롯한 모든 공간 활용이 아이가 원하는 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이야기 한 것들을 제가 놓치지 않고 형태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하거든요.
Q. 아이가 말하는 대로 방을 꾸민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지는데요, 작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일반적인 인테리어의 경우 의뢰를 받으면 현장을 방문한 뒤 디자이너가 알아서 디자인을 합니다. 그리고 의뢰인의 의견을 묻죠. 의뢰인이 이러저러한 의견을 내면 디자이너와 조율을 거쳐 완성되는데요, 이렇게 일방적인 방식으로 진행하면 한 디자이너가 작업한 결과물은 전부 비슷한 모습이 됩니다. 디자이너의 취향이 담긴 재료와 스타일 등이 녹아 있으니까요.
반면 ‘아이야어서와’의 경우 의뢰가 오면 일단 구글 설문지를 보내드립니다. 부모님과 아이가 대화하면서 아이의 표현을 적게 하죠. 그 설문지를 토대로 1차 분석을 하고 스케줄을 잡아서 제가 직접 아이 집에 방문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요술램프에서 나온 지니라는 뜻에서 ‘지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요(지원이 엄마라서 지니이기도 해요), 아이들에게 주는 명함에는 ‘지니’라는 이름과 얼굴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받는 명함이기 때문에 그걸 소중히 보관해주더라고요. 그리고는 간단한 카드놀이를 하면서 아이가 표현하는 것들을 보고 기억합니다.
지민이는 레고로 만든 멋진 작품들이 많은데 그 작품을 놓을 곳이 없어서 아쉽다고 했어요. 부수지 않고 진열해놓고 싶은 거죠. 그래서 천정 선반을 활용해 레고 작품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방에서 숨바꼭질도 하고 싶고, 벽도 기어오르고 싶다는 의견을 내면 ‘벽을 기어오르다가 쿵 떨어지면 어떡하죠?’ ‘바닥을 푹신하게 해주면 되잖아요’ 이렇게 대화와 놀이를 하며 진행했어요.
그래서 지민이의 방은 복층처럼 구성했습니다. 큰 짐을 넣을 수 있는 다락방도 되고 숨을 수 있는 공간도 되죠. 천장에는 철봉을 만들어서 철봉을 타다가 매트리스 위로 떨어질 수도 있게 했어요. 보통의 작은 아이방일 뿐인데 아이가 말하는 모든 요소를 넣을 수 있답니다. 계단은 출산 후 바닥에 앉기 힘든 엄마와 아이의 자세를 배려한 것이기도 하고, 훌륭한 수납공간으로도 활용되는 구조죠.
또 지민이는 방이 밖에서 봤을 때 방처럼 보이지 않도록 위장하고 싶다고 했어요. 친구들이 찾게 하고 싶다고요. 그래서 거실에서 보면 꼭 책장인 것 같이 만들었습니다. 그 책장을 열면 커다란 거울이 나와요. 요즘 부쩍 안방의 전신거울 앞에 자주 서 본다는 얘기에 들락거리지 않고도 전용 전신 거울을 볼 수 있도록 한 거죠. 또 하나의 기능은 엄마와 눈 마주치기예요. 늘 엄마를 찾는 아이가 이제는 열린 거울을 통해 눈을 마주치고 대화할 수 있어요.
공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계속해서 소통을 합니다. 하원 후에는 하루 동안 진행된 모습을 둘러보며 너무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아이와 하는 작업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는 이야기꾼이 됩니다. 지민이는 나중에 건축가가 되어서 집을 세 채나 짓겠대요. 부모님은 한 채를(?) 그리고 저에겐 두 채를 준다고 해서 웃었어요. 또 한 가지는 부모에 대한 고마움이 엄청나게 커집니다. 장난감이나 옷이 아닌 자신만의 방을 선물받은 거니까요.
인테리어 작업에는 한 달 반에서 한달 정도가 걸리지만 공사 시작 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맞추는 과정이 있다보니 모두 합해 석 달 정도가 걸렸습니다. 또 아파트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죠. 아파트 단지 안의 아이들 시험기간이 끝나고 작업하려고 8월에 공사를 시작한 것도 있고요.
보통의 인테리어 업자라면 최대한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내는 게 목표겠지만 저 역시 엄마이다 보니 그런 생각을 안 할 수 없더라고요. 엘리베이터 보양부터 꼼꼼히 했습니다. 거울부터 버튼까지 전부 따냈죠. 그래서인지 주민들이 성가셔하기는 커녕 오히려 칭찬을 해주셨어요. 어느 업체가 이렇게 꼼꼼하고 조용하게 작업을 하느냐고 물으셨죠. 저는 이게 다 엄마 마음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렇게 어린이 고객과 소통하시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바쁘신 와중에도 자녀와 교류를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양보다 질로 승부하려고 노력했어요. 아이에게 최대한 공감해주려고 했고요. 회사에서 밤을 새고 들어와서도 ‘바다 보러 갈까?’ 하는 식이었어요. 저를 아끼지 않고 쏟아부었던 것 같네요. 그 결과 아이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내가 해준 저녁밥을 먹이지 못하더라도, 밤 늦게서야 집에 들어가더라도 아이와의 교감은 어떤 식으로든 가능한 것 같아요. 제 아이는 저를 부러워해요. 커서 뭐가 될 거냐고 물어보면 엄마처럼 차 타고 출근할 거라고 하더라고요. 아들 눈에는 제 일이 재미있어 보인답니다.
Q. 회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으로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20년 동안 영업 한 번 없이 소개와 입소문을 통해 일을 했었기 때문에 계속 일이 넘쳐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가만히 있어도 저에게 일을 맡기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 있던 곳에서 벗어나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때가 되니 당황스럽더라고요. 홍보니 마케팅을 해서 저의 일을 알려야 했죠. ‘아파트에 전단지라도 돌려야 하나?’ 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부분만 빼면 일은 너무 재밌어요.
사실 초반에는 ‘총알’을 비축하느라 이전 고객이 맡긴 일을 못 이기는 척 하기도 했어요. 이마트에서 연간 100억 원 규모의 기부금을 내서 소외된 지역에 키즈 라이브러리를 짓는 데 쓰기로 했는데, 그 프로젝트의 설계 감리를 맡았습니다. 부산에서 1호점을 오픈했고 이제 2호점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기존의 어린이 도서관과 다른, 공기 청정 공간과 놀이터 같은 도서관을 선보이고 있죠.
보통 전시 기획은 1회성으로 끝나는 프로젝트가 많은데 이마트 키즈 라이브러리의 경우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공간이라서 좋습니다. 비상설에서 상설 프로젝트로 옮겨 왔고, 무엇보다 아이와 엄마들에게 가치 있는 일이고요.
Q. 반대로 가장 기쁘고 뿌듯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니까 너무 좋아요. 원래 일이라면 다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니까 더 신이 납니다. 더군다나 상대가 아이잖아요. 오히려 제 쪽에서 영감을 더 많이 받습니다. 어떻게 저런 표현을 했지? 하면서 아이들의 뛰어난 잠재력과 상상력에 놀라곤 해요.
가끔 정말 꿈같아요. 작년, 아니 올해 1월만 해도 프로젝트를 겨우 마치고 퇴근하면서 정말 이러다 퇴사가 가능한 건지 고민했었거든요. 사직서가 1년 3개월 정도 보류된 채로 일했으니까요. 2016년 12월에 낸 사직서가 올해가 되어서야 수리됐죠. 그러니 이 일이 더 재밌어요.
Q. ‘원하는대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이야어서와는 이마트 키즈 라이브러리를 포함해서 100호점까지, 엄마의놀이터는 직영 3호점까지 내는 게 목표입니다.
Q. 이 일로 어떤 가치를 이루고 싶으신가요?
엄마들을 살리고 싶습니다. 엄마들이 생각은 많은데 현실적인 여건상 실행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전시기획을 해온 실행파거든요. 그 실행력으로 엄마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당장 실현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엄마의놀이터’의 목적도 그거예요. 단절된 경력을 다시 잇는 것은 엄마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입니다. 엄마들에게는 육아에서 탈피해서 다른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거든요. 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우울증도 함께 옵니다. ‘엄마의놀이터’는 새롭게, 자신이 잘 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돕기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일반적인 아카데미 강사가 아니라 실제로 자신부터 경력단절 여성이었다가 대표가 된 전문가들이 강연을 하죠. 롤모델 겸 멘토가 되어, 일방적인 강연이 아니라 도움을 줘요. 강연과 함께 소그룹코칭도 이루어집니다. 엄마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죠. 본인의 ‘경력 환승’ 경험도 공유하고요. 거기에서 영감을 얻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용기가 분명히 생길 겁니다.
물론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계획도 있습니다. 내년부터 실행할 경력환승플랫폼 콘텐츠죠. 새로 회사에 들어가려면 이력서를 쓰고 수십 군데 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엄마들은 그런 시간을 내기가 힘드니 저희가 유튜브 이력서를 찍어 드리는 프로젝트를 기획한 거죠. 결혼 전에 이런 일을 했으며 나에게 이런 능력이 있다 등 촬영 전에 원고도 봐드리고, 간단한 메이크업이나 의상도 도와드리려고 해요. 그리고 헤드헌터나 기업과 연결해드리는 거죠. 단 3, 4분의 영상으로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주 입장에서도 좋은 방식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콘텐츠가 있지만 가장 우선으로 할 것이 이 ‘경력환승플랫폼’입니다.
‘엄마의놀이터’가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하게 되면 그곳에는 더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예정입니다. 문화센터에 강의 하나 들으러 가고, 카페에 차 한 잔 마시러 가는 식으로 왔다갔다 할 필요 없이 한 곳에서 전부 누릴 수 있는 곳이 될 거예요. 키즈카페처럼 엄마들의 놀이터인 셈이죠.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으면서 수다를 떨다가 하루가 끝나면 가끔 허무함이 찾아와요. 하지만 자신의 성장을 위해 뭔가를 배우면 희망이 생길 겁니다. 또는 일하는 엄마의 경우, 퇴근하고 나서 집에 가기 싫을 때가 있어요. 어딘가 앉아서 혼자 시간을 보내고 싶고 잠도 한숨 자고 싶죠. 그런 날 ‘엄마의놀이터’에 들러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런 일들은 제가 엄마이기 때문에, 제가 필요했던 것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유축기를 가지고 출장을 다니고, 공간이 없어 쩔쩔매고… 이런 상황에서 돌파구가 없으면 몸과 마음에 병이 나요. 그렇게 힘든 엄마들을 돕고 싶습니다.
Q. 그럼 대표님의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한 지 22년이 됐어요. 일에 있어서의 노하우, 직원에 대한 고민, 경영에 대한 고민, 현장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덕분에 책을 쓰게 됐죠. <엣지있게 쇼하라>라는 제목으로 내년 초에 출간이 되는데, 그 책을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저의 노하우와 경험들이 많은 분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PT 발표 노하우를 담은 책도 한 권 준비 중이라서 매우 바쁘지만 즐거운 일로 바쁘니 행복하네요.
Q. 오랜 시간 일을 해오시면서, 여성으로서 힘든 점이 있으셨나요? 또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저는 현장과 조직에서는 오히려 여성이라 유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보다 일을 일목요연하고 디테일하게 정리할 수 있거든요. ‘역시 더 잘한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제가 있었던 업계는 여성이 훨씬 적었기 때문에 잘 하면 더 눈에 띌 수 있었고요. 하지만 결혼, 출산, 육아가 겹치면서 힘들어지죠. 능력으로는 남성과 똑같이 견줄 수 있는데 일단 몸이 지치니까요. 아이를 낳고 새벽에 출근하려면 정말 쓰러질 것 같아요. 그 점만 제외하면, 얼마든지 더 치고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많은 여성분들이 좌절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출산과 육아 때문에 너무 힘들고, ‘도저히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든 것을 놓는 순간 복귀가 어려워집니다. 육아휴직 같은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자신에게 맞게 조절하는 게 중요해요. 모든 게 끝난 듯이 탁 놓아버리지 말고, 쉬더라도 잘 조절해야 합니다. 그래야 일을 지속할 수 있어요.
저에게는 아이가 주는 기쁨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출산율이 떨어지는 게 안타깝기는 합니다. 결혼, 임신과 출산, 육아가 힘들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니 그분들을 도와드려야죠. ‘저 사람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데도 일도 계속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네?’ 라는 생각이 들면 본인도 더 쉽게 그 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선례를 많이 만드는 게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하는 일도 그러한 목적을 가지고 있고요. ‘엄마’라는 경력 자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세요. 엄마 경력이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Q. 대표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저는 집이 좀 멀어서 보통 새벽에 출근을 해요. 그리고 현장과 사무실을 돌며 일을 하죠. 전에 비해 야근은 많지 않지만 가끔 저녁 때까지 남기도 합니다. 그리고 라운지에 나와서 고요한 패스트파이브의 분위기를 즐기면서 잡무를 처리하기도 하고, 개인적인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실행합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저를 위해 쓰지 못했던 시간들을 활용하고 있어요. 낭독 봉사활동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고, CEO 수업도 듣죠. 처음으로 저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 같네요.
Q. 사무실로 이곳 패스트파이브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우선 패스트파이브 선릉점은 접근성이 좋아서 어느 지역의 고객이든 편하게 오실 수 있어요. 사실 다른 지점을 가보지는 않았어요. 여기에 온 순간, 보자마자 선택했죠. 저는 다른 판단은 신중한 편이지만 공간에 대해서는 직관 능력이 조금 있는 편이거든요.
이곳은 공간이 탁 트여서 더 좋아요. 엄마들이 방문했을 때도 신뢰받을 수 있는 공간이에요. 쾌적하고 좋은 환경에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죠. 여기에 오시면 일단 분위기에 놀라고 격이 있어 보인다고들 하세요. 삭막하지도 않고요. 제 분위기에 딱 맞아요. 직원들도 덩그러니, 조용히 있는 단독 사무실보다 활기찬 라운지가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제가 꿈꾸던 ‘엄마의놀이터’ 공간과도 일치하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패스트파이브는 뭔가를 요청하면 즉시 실행에 옮겨주시더라고요. 공기청정기도 말씀 드리자마자 샘플을 선보이더니 바로 설치해주셨어요. 빠른 액션에 감동받았습니다. 소소한 제휴 혜택도 많이 받을 수 있고요.
Q. 마지막으로 업계의, 혹은 일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20년 동안 신입 직원들을 뽑고 지내면서 살펴보니, 요즘 후배들이 꿈은 많은데 견디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혼자 오래 고민하다가 갑자기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요. 결정하기 전에 도움을 청하거나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해결책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런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조직의 분위기는 회사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한 우물을 오래 파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결국 견디는 골이 깊어야 언젠가 크게 부각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예요. 즉흥적인 선택보다는 신중한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고요.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그때야말로 신중하게 도전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고 해도 타인에게 공감하는 마음이 없다면 자랑거리로만 남고 말 겁니다. 이경희 대표님은 오랜 시간 동안 여성으로 일을 해오면서, 아이를 기르면서 쌓은 경험들을 다른 엄마들을 돕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계셨죠. 오늘은 자신의 자리에서 눈을 돌려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는 게 어떨까요?
그럼 저희는 다음 인터뷰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패스트파이브 마케팅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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