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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통 Jan 13. 2019

실패도 적립이 되나요?

실패와 거절을 역이용하는 실패적립카드

안녕하세요. 실패와 두려움을 이겨내는 저만의 방법을 공유합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20대를 보냈고 그 덕분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의 팬이었다가 친구가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통역을 하고 있습니다.

*축구가 좋아서 FIFA에이전트 시험에도 합격했습니다.

*방송이 좋아서 영어,일본어 통역사로 TV프로그램에서 톰크루즈를 비롯한 수많은 유명인들을 통역했습니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UCSB에서 한 학기 동안 공부하며 올 A의 성적을 받았고

*외국에서 일해보고 싶어서 대우인터네셔널 LA지사에서 반년 동안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꼭 참가하고 싶었던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CES에도 참가했습니다.

*한국에서만 공부해서 TV에서 스페인어 통역을 했습니다. 


후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습니다.

비결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기, 실패했을 때 한 번 더 시도하기입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죠.

하지만 저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저만의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도전하면서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실패를 하고 그만큼 좌절도 많이 했습니다. 


*개그맨 공채시험에서 최종에서만 2번 떨어졌고 어렵게 출연했던 개그스타라는 프로그램에서는 공연 도중에 탈락했습니다. 탈락하는 모습이 공중파에 그대로 나갔죠. 

*축구를 좋아해서 피파에이전트 시험에 응시했는데 1점 차로 떨어진 것을 포함 3년 연속 불합격을 했습니다. 

*수능도 시험 당일에 너무 긴장해서 재수를 해야 했고 

*교환학생에도 불합격했습니다 

*인턴에 지원했을 때는 1군데 빼고 전부 떨어지기도 했고요 

*글을 써서 10년 동안 100여곳의 출판사에 투고했는데 계약하자는 연락을 못 받았습니다. 

*CES에 참가하고 싶다고 전화와 이메일을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너무나 참가하고 싶어서 직접 라스베이거스로 갔지만 거절당했습니다. 

*TV에 나오고 싶어서 방송국에 무작정 찾아갔다가 출입을 거절당했습니다. 


이처럼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겪었습니다. 간절히 원한 만큼, 열심히 한만큼 실패를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데 실패했을 때보다 더 가슴 아플 때가 있습니다. 언제인지 아세요? 

지금 돌아보면 실패한 것보다는 실패할까 두려워서 시도를 아예 하지 않은 것이 계속 기억이 나고 후회가 됩니다. 시도해서 실패했을 때는 1패로 그치지만 실패할까 두려워 시도하지 않고 포기한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기억이 나고, 후회할 때마다 1패를 하게 되더라고요. 


[실패적립카드를 만들게 된 계기]

2002년 월드컵 개막을 앞둔 일요일 아침에 친구 희준이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프랑스 대표팀 연습을 보러 구리에 있는 훈련장에 가자는 내용이었어요.

'에이, 구리가 얼마나 먼데...간다고 사인을 받을 수 있는 보장도 없는데…헛걸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거절하고 자던 잠을 계속 잤어요. 그런데 3시간 쯤 뒤에 전화가 왔습니다.

세계적인 공격수 트레제게를 만나서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었다고요.

그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토록 축구를 좋아하는데도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잤는데 제가 자는 동안 친구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으니까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해주는지! 

실패할까 두려워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은 일들을 전부 시도했다면 성공률은 몇 퍼센트일까요?

분명히 0퍼센트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대처하는 방법이 없을까 글로 써보고, 생각해봤어요.

시도 후에 실패하는 것보다 실패할까 두려워서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수없이 많이 받을 거절과 실패를 역이용한다면?]

그동안은 실패가 무서워서 시도를 자주 하지 않았고 어렵게 마음 먹고 시도를 하더라도 실패를 하면 가슴 아파했는데요. 생각을 바꿨습니다. 실패를 해도 상관없다. 아니, 오히려 좋다! 일종의 역발상을 했어요. 그 결과 '실패 적립 카드'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카페에 가서 음료를 시키면 스탬프를 하나씩 찍어주잖아요? 저는 실패를 할 때마다 하나씩 표시를 했고 실패 10개가 모이면 저에게 작은 선물을 했습니다. 평소에 먹고 싶었던 것을 먹거나 보고 싶었던 공연이나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했어요. 

그랬더니 실패한 후에 느끼는 좌절감이 확연히 줄어들었고 실패에서 회복하는 시간도 단축되었습니다.

인간인 이상 실패를 하면 가슴이 아프잖아요. 지금까지는 많은 시도를 하면서 실패를 하면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도전의 과정이라고 머리로는 느끼지만 가슴은 쓰라렸어요.

그런데 실패적립카드를 만들고 사용하면서부터는 실패를 했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들었어요. 

그 결과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도전을 하지 않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실패하면? 스탬프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니까 아주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실패적립카드에 표시를 합니다

그리고 또 도전할 게 없는지 살펴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어요. 

그 덕분에 모두가 돌아간 로비에서 만난다는 보장이 없어도 기다린 끝에 존경하던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씨를 만날 수 있었고 그것을 계기로 팬에서 친구이자 통역이 된 일을 포함해서 많은 가슴 뛰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교환학생,인턴에 수 차례 탈락할 때도 실패적립 카드를 채워나가며 계속해서 도전한 끝에 합격을 했습니다. 

CES에서 거절을 당했지만 무자격? 자원봉사를 하다가 직원의 눈에 띄여 정식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방송국에 무작정 찾아가서 비상계단을 올라가서 스스로를 홍보했고 그 결과 예능 방송에서 영어/일어 통역사로 활약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실패적립카드를 만들기 전에도 도전을 했지만 실패적립카드를 더 일찍 만들었다면 더 많은 일에 도전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느낀 것을 독자들이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알 수 있도록 제 아이디어를 나누고 싶습니다. 


삶은 모두 선택으로 결정됩니다. 시험을 앞두고, 도전을 앞두고 많은 젊은이들이 실패할까 두려워서 시도하기를 꺼려합니다. '도전해라!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다!'와 같은 막연한 구호 대신에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적립카드와 연결시켜서 자연스럽게 실패에 대한 거부감, 두려움을 줄이는 법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게 정말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효과가 있더라고요. 낯을 많이 가리던 제가 수많은 실패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것을 위해 도전한 것은 모두 실패적립카드 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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