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 2기 합격자 D.C Valley 임형균 대표 반말 인터뷰
"우린 지금 피벗이 필요할 때인가?"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창업 초기 아이템의 실현화가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을 때. 우리는 지금이라도 사업 아이템을 바꾸는 ‘피벗’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패스트벤처스 START 합격 팀도 전략적 수정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START 합격 팀 D.C Valley 임형균 대표는 말합니다. ‘업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했다고요. 그는 피벗하기 전, '픽업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테이크아웃 시장의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전단지 5000장을 돌리고, 테이크아웃하고 나오는 고객 붙잡고 영업도 해보고, 5일 간 팀 전원이 200명가량의 소비자를 따라다니면서 시장을 분석하는 등 다양한 액션을 했는데요. 제품 출시 후 실 고객 기반 거래가 이루어졌지만, 결론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해 그만두게 되었죠. 임형균 대표가 피벗을 결심하게 된 이유와 그가 터득한 마켓플레이스 인사이트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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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 'D.C Valley'가 어떤 스타트업인지 알려줄 수 있어?
형균) 각자의 솔직한 욕망을 이루기 위해 모인 팀이야. 세상에 영향을 준다, 어떤 원대한 문제를 해결한다와 같이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 진정으로 align 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는 각자의 솔직하고 간절한 욕망에 집중해.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목표를 달성해주기로 약속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라도 하자고 말하는 팀이야.
우린 특별히 똑똑하지 않고 경험도 많이 없어. 주 100시간 몰입, 빠른 실행을 통한 가파른 성장, 이런 건 어떤 분야든 성공하는 사람들은 기본으로 하는 것 같아. 우리도 그렇게 하려고 하고,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아. 그렇다면 무엇이 결국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나눌까. 우리는 그걸 지속성이라고 봐.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우리는 창업에 있어서 가장 탁월한 재능은 “10년-20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래, 비슷한 템포로 일 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해. 살면서 만나온,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경험도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둘 중에 하나더라고.
1. 시작을 주저하고, 결국 시작하지 못하거나
2. 시작은 했지만 빨리 포기하거나
그래서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경험 많은 경쟁자를 만나면 속으로 물어봐. 이 사람은 10년, 15년 뒤에도 여전히 이렇게 일하고 있을까? 아닐 확률이 너무 높다. 그러면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패스트벤처스 START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뭐야?
형균) 지난 아이템을 하고 있을 당시 패스트벤처스 박인엽 심사역님께 아이템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 당장에 투자를 받을 생각은 없었어. 우린 돈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었거든.
심사역님을 뵙고 이야기를 들려드렸어. 그리고 몇 가지 질문을 주셨지. 당장 답을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어서 돌아가 생각해본 뒤에 말씀드리겠다고 하고 고민을 했어. 그 고민 과정에서 우리 팀이 하고 있던 일이 아주 구체적이고 단단해지는 걸 느꼈던 것 같아. 그렇게 한 번 더 뵀을 때도 똑같이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해 질문을 주셨고 그 과정에서도 정말 팀이 질문 몇 개 만으로 퀀텀점프를 하는 걸 느꼈던 것 같아!
그리고 몇 주 뒤에 START 프로그램에 지원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주시더라고. 별로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 똑똑한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소리가 들렸거든.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START 면접 과정이 꽤 길어서 떨리진 않았어?
생생한 면접 후기도 들어보고 싶어!
형균) 모든 과정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어. 특히 1차 면접 때 면접 장소를 착각해서 10분이나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내 이야기를 정말 잘 들어주셨어. 2차 면접 때는 패스트벤쳐스 투자팀 분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IR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심리적으로 정말 부담 없이 할 수 있었어.
박지웅 대표님이 매체에서 인터뷰하신 것들을 보면 종종 투자자로서 창업가와 이야기할 때 진심으로 경청하고 오만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씀하시는데 “이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이 만든 이 팀은 진짜 그렇다”라고 느꼈던 것 같아.
처음 START로 합격한 아이템과 지금의 아이템이 다르다고 들었어.
많이 당황했을 것 같은데, 오랜 기간 준비했던 아이템을
피벗 해야 했을 당시 심정이 어땠어?
형균) 당황한 건 아니야. 우리는 우리의 계획대로 실행했을 뿐 이거든. 목표로 하는 기간과 그에 대한 지표가 있었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었어.
심정은,, 좋지 않았지. 무엇보다 패스트벤처스 팀이 우리를 오해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 실행할 생각이 없는 아이템으로 START를 지원하고, 돈 받고 피벗 하는, 이런 오해?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이 오갔고 다행히 오해는 없었어. 나머지는 다 괜찮았어. 그만두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난한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했어.
그럼, 처음 합격한 아이템은 어떤 점에서 피벗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어?
형균) 업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 부족이었던 것 같아. 마켓플레이스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 같다고 알게 됐거든.
1. 수요와 공급이 서로 만나고 싶어 하는 상황이지만 만나지 못하고 있는 문제 상황을 풀어야 하고,
2. 마켓플레이스가 개입을 많이 해야만 수요와 공급이 원활히 매칭 되는 영역이어야 하고.
우린 두 가지가 모두 빠져있던 것 같아.
오.. 그렇구나!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과정은 어땠고,
패스트벤처스는 그 과정에서 어떤 액셀러레이팅을 해줬어?
형균) 나와 우리 팀의 세상이 한 번 바뀌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 사업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편견이 전부 다 깨졌어. 내가 사업을 되게 좁은 시야로, 보고 싶은 방향으로만 보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 그리고 사업을 단순하지만 다각도로, 중요한 본질에 집중해서 보는 것에 대해서 박지웅 대표님께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아.
처음엔 쉽지 않았어. 내 편견이 깨져가는 과정이었으니까. 그런데 만나 뵙고 이야기하면 할수록 이 시간이 주는 가치에 대해서 알게 됐어. 나중에 가서는 박지웅 대표님과 미팅 전에 팀한테 항상 “2주 벌어올게요”라고 얘기할 정도니까 ㅎㅎ
과정 자체는 굉장히 깔끔했어. 필요할 땐 주에 2번이고 3번이고 필요하면 박지웅 대표님을 만나 뵙고 1시간, 2시간씩 이야기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불필요한 것 없이 그냥 우리 팀 스스로가 온전히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 필요한 게 있을 때에도 든든했어. 사람을 소개받거나, 새로운 정보를 찾고 있거나 할 때에도 패스트벤처스에 이야기하면 정말 뚝딱 해주셨던 것 같아.
담당 심사역, 또는 박지웅 대표와는 어떤 develop을 하고 있어?
형균) 지금은 피벗을 염두하고 있는 아이템을 구체화하고 있어. 아이템에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 큰 틀에서 모르는 게 있을 때는 쭉 정리해뒀다가 박지웅 대표님을 만나서 여쭤보면 정말 깔-끔하게 해결되는 게 느껴져. 디테일한 부분들에서 도움을 받고 싶은 것이 생기면 담당 심사역님께 빠르게 여쭤보고 이렇게 하는 식이야.
엄청 든든할 것 같아! 매주 만나서 박지웅 대표, 박인엽 심사역과 1:1 미팅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주로 어떤 피드백을 해주셔?
형균) 두 분이 주시는 피드백의 결은 사실 거의 비슷해. “본질에 잘 접근하고 있냐”에 대한 내용인 것 같아. 다만 박지웅 대표님은 사업 전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 심사역님은 단기적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
새로 피벗 한 아이템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어?
형균) 피벗을 결정한 건 아니야! 구체화를 하면서 팀이 결정을 해가고 있는 상황이야. 풀고 싶은 시장의 문제는 기존의 농산물이 유통되는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비효율적이라는 거야. 그중에서도 우리는 중소형 음식점에 농산물이 유통되는 과정에 집중하려고 해.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유통 과정을 건너뛰고 산지에서 바로 음식점으로 농산물을 end to end 연결하려고 해. 매입부터 선별, 저장, 가공, 물류까지 어려운 부분이 정말 많지만 오랜 시간문제에 집중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
마지막으로, START 프로그램의 장점과
START 3기 지원 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형균) 박지웅 대표님과 원 없이 대화할 수 있다. 이거 그냥 압도적인 베네핏이라고 생각해. 2기에 지원 한 다른 대표님들과도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 이거만 한 게 있을까? 처음에는 투자 조건이 일단 진짜 좋아서 눈길이 갔던 것도 있지만 잊고 산지 오래야. 그냥 이게 압도적인 베네핏인 것 같아. 그리고 START 프로그램 소개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정말 군더더기 없어. 불필요한 과정이 없고 깔끔해. 성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3개월 인 것 같아. 지원해봐! 아주 단단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후회하지는 않을 거야.
interviewer. 김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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