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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차는 달려가고 Apr 05. 2024

참 이상한 가계부

끄적끄적

완연한 봄이다.

개나리와 벚꽃이 활짝 핀 따뜻한 날씨만으로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다.

지겨운 겨울이 끝났다, 야호!


가스비가 확 줄어들겠지.

그럼 생활비도 줄겠네.

음, 줄어들까?

과연 돈이 남을까?



그럴 리가.

돈은 항상 모자라고 또 모자라다.

겨울이 끝나면 난방비 부담은 사라지지만 어디선가 귀신같이 돈 쓸 용처가 생긴다.

여름의 끔찍한 더위가 사그라들면 전기요금이 줄어들지만,

그렇다고 차액이 고스란히 남는 일은 없더라.


나는 물건을 쟁여두는 습관이 있어서 생필품이라든가,

보존기간이 긴 식품류를 그득그득 사둔다.

묶음으로 또는 대용량으로 사면 단가가 내려가므로.

또 온라인으로 사면서 배송비 아끼겠다고 필요 이상으로 사재기한다.

이번에 사두면 한동안은 생활비가 줄겠지, 하는 최면을 걸면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혼자 사는 형편에 집에는 물건들이 잔뜩 쌓여 있다.

온갖 세제류, 모든 휴지 종류, 사계절 양말들, 치약도 이것저것, 각종 기초화장품 등등

식료품도 마른 것, 냉동, 가공식품에 곡식 종류, 하.

살 때마다 한동안은 이걸로 살 테야, 생각하는데.


아니 그게 안 그래!

너무너무 이상하다.

집에는 먹을 것도, 쓸 것도 쌓여있는데 또 살 게 생긴다.

다른 쪽에는 남의 말 전혀 듣지 않으면서,

살랑살랑 '싸게 팔아요~'하는 속삭임에는 팔랑팔랑,

스르르 이끌려간다.



내가 부자라면,

내가 써봐서 좋은 물건을 대량으로 사서 이리저리 나누는 취미생활이나 할 텐데.

하, 안타깝습니다.

제발 주제 파악 하자!


사전투표는 마쳤습니다.

울끈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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