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감사하고 다행한 것
그들이 시련을 건너는 방법
받은 건 많으나 한 건 없어서 참 부끄럽고 부끄러운 사람인데.
...
내가 살아오면서 받은 것 중에서 특히 다행스럽다, 고맙다, 하는 점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책을 맘껏 읽었고, 읽는다는 점이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내게 공부하라고 채근하시거나, 성적표 보자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는데
책은 얼마든지 읽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밤늦게까지 책 읽지 마라, 눈 더 나빠진다, 는 말씀은 하셨지.
공부 때문에 할 수 없이 읽은 책이 아니라
순전히 내 마음이 내켜서, 읽다 보니 궁금해서 손이 가는 대로 눈이 가는 대로 읽은 책들이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좋은 날이거나 힘든 날이거나.
긴 세월 변함없이 책은 내 곁을 조용히 지켜주었고.
책 속의 글들은 내게 감동과 공감과 깨달음과 가르침을 주었다.
그렇게 장르도, 시대도, 주제도 제각각인 책들을 두서도 없고 체계도 없이 읽었는데.
그 책들이 어느새 나의 내면에 저마다 자리를 잡고 스스로 길을 내더라.
이 책, 저 책,
책 속의 인물들이 서로 만나고, 사건들이 얽히고, 시대가 손을 잡고, 예술과 과학이, 동양과 서양이, 밥이, 집이, 인생이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뒤죽박죽 활자의 밀림 속에서 이야기들이 서서히 일정한 형태를 갖추어갔다.
이봐,
활자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우리가 할 말이 있어.
무대 위에 올라 자기의 자리를 잡고 책 속의 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책에 관한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됐다.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지만 시작은 하지 않았고.
한참 시간이 흘러 시작은 했으나 능력이 부족하다.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하고는 싶으나 마땅한 모양을 갖추기에는 모자라고 모자라다.
그럼에도,
내 인생의 나침반이고, 스승이고, 벗인 책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주고 싶다.
내가 책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웠는지.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기뻐하고, 반가워하고, 울고, 웃고, 행복했는지.
여전히 인생은 모르겠지만,
혼란 속에서 한 발 한 발, 책의 인도를 받아 나는 인생이라는 격랑을 헤쳐가는 중이다.
여러분도, 책과 친해지기 바란다.
책방과 도서관에서 길을 찾기 바란다.
책과 함께 행복하시기를.
아, 반드시 좋은 책.
좋은 책만이 어둠 속 빛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