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그리고 7세 고시

by 살찐사마귀

2월 14일, KBS 추적60분의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강남을 선택하여 이사 온 지 5개월이 지났다.


여하튼 런던에서 돌아오고 난 후에 고민이라고 하면, 아이의 영어였다.

다른 과목은 여전히 크게 관심이 없다.

하지만 여기에 있다보면 휩쓸려 버릴 것 같아서 되도록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긴 하다.


7세 고시란 말을 여기와서 처음 들었고,

우리는 초등학교 1학년이 한참 지나서 흘러들어온데다가

런던에서 6, 7, 8세 초반까지 지냈으니 들을 기회조차 없었다.


물론 들을 가치조차 없는 일이다.
모르는게 약이다란 말이 잘 어울릴 정도이다.


7세 고시는 대치의 3대 영어학원을 다니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고,

이를 위한 새끼학원이라든가 영어유치원들이 열심히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영어 수준은 상상을 초월하고, 이것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다니는 가여운 8살 아이들(7세에 시험보고 8세부터 다님)이

부모의 희망이든 본인의 희망인지 모를 상황에 놓여 매주 많은 양의 숙제와 시험에 치이기 시작한다.

심지어 숙제를 위한 개인과외(원어민 등)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여기서 아이러니한 상황은 그 아이 중 하나가 내 아들이다.

물론 차이라고 하면 숙제는 본인이 알아서 할 뿐이다.

내가 도와줄 실력도 안 되고, 시간도 안 되니깐!


본론으로 돌아와서,

7세고시가 됐든 ㅎ학원(수학)이 됐든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성교육이 절실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일주일에 두 번가는 대치동이지만,

평생 들을 자동차의 경적소리를 한 달만에 다 들었고,

자녀를 태우기위해 끝차선도 아닌 3차선에 차를 주차하는 뻔뻔함과,

무조건 내가 먼저인 모습에서 이게 과연 정상인가 싶을 정도의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보는 아이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성장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들에게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아들은 왜 다른 친구들은 그러는데 나만 안돼라는 이야기를 할 때면,

남이 한다고 너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라고 답을 한다.


그 때 아들에게서는 런던에서 보여주었던 여유와 배려의 모습보단,

왜 나만 손해를 보며 살아야 되냐?는 반문하면,

아버지로서 할 말이 없을 뿐이다.


다행히 아들은 그것이 잘못됐고, 그러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기꺼이 행동하지만

마음 속 어딘가엔 불만이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는 이 추적 60분의 결말이 아이들의 인성이라든가 다른 방식에 힘을 써야 한다는

모습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아니 안타깝게도 불안감 조성에 더 힘쓰고,

이름 가려진 학원들에 대한 광고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으로 그러는 당신은 아들을 거기에 보내는데요?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변명하지 않는다. 여기가 최선이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이나 방법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 비겁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나를 더 창피하게 만들지만,

아들은 시험이나 숙제를 스스로 해나가면서 조금씩 성장 중이라 응원해줄 뿐이고,


특히, 0점을 맞아도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면 된다는 말을 할 때마다

저녁엔 비엔나소시지에 밥 먹을까 하면서 웃는 아들의 모습이 너무 좋다.


결론은 인성교육을 위해 부모가 좀 더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러면서 논어의 한 구절을 한 구절을 필사하며 어떻게 아들에게 설명해줄까를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