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소녀의 목련을 훔치다

목련의 추억

by 임경주


나 아팠던 어린 시절 소녀와 놀던 마을

초량이라는 석조교량 있어 전설은 속삭여

초량 건너 마을 신선 살고 아랫마을 금수 사노라


초량 끝 우리 좋아했던 목련 피어나면

내 마음속 깊게 패인 계곡 있어

천둥우 내리치매 흐르는 흙탕물에 몸을 맡긴다

목련을 노래한 소녀의 시는 아름다웠어

소녀의 이름을 지우고 거짓말쟁이로 만든 나

목련을 훔쳐 백일장 하이얀 태양을 거머쥐었네

잃어버린 시간 속

존재마저 사라진 소녀의 침묵은

차가운 겨울을 불러와

세월 흘러 가족이 생겼고 아이가 이만큼 컸어

목련을 훔친 나 목련이 피어나

지금의 지위 명예 모든 것을 다 잃어도

소녀의 봄 되돌리려 초량을 건넌다

아! 그대는 봄인가

계절을 건너온 봄이 비추는 자리

그대를 기다린 나의 기다림의 계절은

어두운 대지 깊은 곳 움튼 목련​


혹독한 겨울의 끝 봄의 시작

그 사이에서 어느 따스한 날

활짝 날아오른 목련


이른 낙엽일까 사랑에 불타버린 한 줌 재일까

목 놓아 울부짖던 소녀의 부름에

목련의 이름으로 다시 피어난 목련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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