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래도 맛있는 소주 100살까지 먹을 거다
누군가에게 매혹되는 것은 번개가 치듯 한순간인가?
글도 마찬가진가 봐
그 한순간이 일 년
때로는 십 년
때로는 사람의 평생을 지배할 거야
보이지 않는 석탄가루에
달아난 잠이
물고기 풍경에 걸려 있어
새벽 두 시
뭐야 이거
깜짝 놀라 담배를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가는 나는 어린아이
한글을 이제 겨우 떼었네
흡연장 새카만 곳에 앉아
난생처음 만난 글 읽는 동안
담배를 일곱 가치나 태워
어떻게 글을 이렇게 쓰지?
두뇌부터가 다른 건가?
난 여태 뭐한 거지?
억울하고 분하고 화가 나고 샘이 나서
잠이 오지 않아
이대로는 도무지 안 되겠어
소주를 까서 글라스에 부어 마셔
소주가 쓴 적이 몇 번이었더라
난 지지 않아
건강도 해치지 않고
글도 계속 열심히 쓸 거야
누가 뭐라고 해도
난 반드시 좋은 글 써내고
이 맛있는 소주 100살까지 먹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