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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숏츠

크리스마스의 악몽 홍보 글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 그 소중한 과정의 시간들

by 임경주


아마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2010년 여름이었을 겁니다.


목동에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창작스쿨을 열었었죠. 전 그때 글쓰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었는데 마치 한줄기 희망의 빛이라도 발견한 사람처럼 모집공고를 보고 직장이고 뭐고 그냥 앞뒤 가리지 않고 신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1기라서 그랬는지, 경쟁이 참 치열했었습니다. 운 좋게 합격을 했고요, 거금 60만 원이라는 수업료를 내고 6개월간 천안에서 목동을 오가며 글쓰기의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건 당시 30명의 글을 꼼꼼히 봐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리지만, 가장 감사하고 고마운 건 함께 수업을 받았던 동료들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여러 작가님들과 협업을 해보겠다는 위버멘쉬작가님의 공지 글을 보았을 때, 해피 크리스마스는 식상하니 악몽으로 하겠다.

저는 그때 이 한 문장에 매료되어 저요, 저요! 했던 게 엊그제 같습니다.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함께 작업을 진행해 온 근 한 달 반동안 모두가 다 성장했고, 저도 참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12분의 작가님들께 모두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20년간 직장과 함께 글을 써오며 나름 놀라운 성취를 이루기도 했지만 여기저기 워낙 거절을 참 많이도 당해온 쓰라린 경험으로 인해 발행일이 가까워질수록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많이 앞섭니다.


전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시 여깁니다.


물론 뚜껑이 열려보면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놀라운 반응과 함께 눈물 나는 영광과 보람이 찾아올 수도 있고 반대로 싸늘한 반응과 함께 당혹스러운 변수로 인해 슬픔과 좌절을 맛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협업을 하는 동안, 서로가 서로의 글을 보아주며 위로하고 보듬어주고 때론 조심스러운 피드백도 오고 갔던 그 순수하기만 했던 열띤 창작의 소중한 시간은 결코 우리 서로에게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제가 목동에 다닐 때를 생각해 보면, 12인의 작가님들은 머지않아 큰 성취를 이루고 이름을 드높이고도 남을 분들이라 함께 작업하는 동안 참 부럽기도 했고 배도 아프기도 했고 샘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섬세하고, 천재적이며 담백하고 세련된 작가들입니다.




12월 1일부터 총 31편의 이야기들이 풍성한 먹거리처럼 슬프고, 놀랍고, 아름답고, 먹먹하고, 때론 덤덤하지만 가슴 찡하게 펼쳐지니 꼭 함께 즐겨주시고 이 젊고 유망한 작가님들을 힘껏 응원해 주시고 아껴주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두 어깨가 무거운 가장의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크리스마스의 악몽 홍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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