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by Shin Huiseon


내가 아들 낳고 조리원에 있을 때 수유실 텔레비전에 <미스터 션샤인>이 계속 나왔다. 그땐 너무 우울했을 때라 드라마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뒤늦게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라는 책을 읽고 이 드라마를 보았다.

손정현 드라마 피디는 김은숙 작가를 천재라고 한다. 그 이유는 김은숙 작가가 대사를 잘 쓰기 때문이다. 구성이나 그런 부분은 피디가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는데 대사가 후지면 어떻게 도와줄 수도 없다고. 드라마 작가의 내공은 조연의 대사만 봐도 딱 나온다고.


# 글로리 호텔 (9화)

애신 :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 놓고) 이 쓴 걸 왜 마시는 거요?

양화 : 처음엔 쓴맛만 나던 것이 어느 순간 시고 고소하고 달콤해지지요. 심장을 뛰게 하고 잠 못 들게 하고 무엇보다 아주 비싸답니다. 마치 헛된 희망 같달까요.

애신 : 하면 귀하는 헛된 희망을 파는 거요? 그것도 비싸게

양화 : 헛될수록 비싸고 달콤하지요. 그 찰나의 희망에 사람들은 돈을 많이 쓴답니다.


# (9화)

애신 : 사내로 태어나 대의가 없단 말이오?

희성 : 꼭 있어야 하오? 아... 관직에 나가는 건 질색이오. 아침잠이 많아서. 항일을 하자니 몸이 고단할 것 같고 친일을 하자니 마음이 고단할 것 같고 난 원체 무용한 것들을 좋아하오.

# (12화)

애신 : 하나만 더 묻겠소. 황제의 예치증서 말이오. 조선을 망하게 하는 길로 걷겠다더니 그걸 왜 조선에 돌려준 거요?

유진 : 그렇게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려고 그랬나 보오.


우리나라 역사에서 중요한 의병 역사를 이렇게 좋은 드라마로 만들었다는 것. 역사의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김은숙이 드라마의 역사를 다시 썼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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