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월 첫 주에 처음 만난 우리 반 아이들은 재잘재잘 말을 하다가도, 내가 말을 시작하면 우렁차게 대답했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쫑알쫑알 말을 잘하고, 씩씩하게 대답한다. 다만 그때와 다르게 지금은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고 ‘쉿’하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조용히 해 “, 혹은 “말 좀 그만해”라고 영원히 말해야 한다.
2. 4월에는 학교에 역병이 돌았다. 코로나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며 매일 또 다른 확진자가 나왔다. 하루에 결석생이 10명이 넘는 반이 있을 정도로 무서운 기세였다. 다행히 5월이 되면서 역병은 물러갔다.
3. 반 대항 피구대회 준결승이 있던 날, 출근 도중 반톡에 메시지가 다급하게 울렸다. 경기에 출전하는 학생이 아침에 등교하다 발을 다쳤단다. 또 다른 학생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이대로 두 명이나 경기 전력에서 이탈한 줄 알았으나.. 그들은 멀쩡한 모습으로 나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다. 아침부터 모두를 놀라게 해 주려는 그들의 깜찍한 계략이었다.
4. 우리 반 아이들은 농구를 좋아한다. 그중 한 아이가 농구를 하다 발을 다쳐서 다 나을 때까지 농구는 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10분밖에 되지 않는 쉬는 시간마다 다친 다리를 이끌고 계단을 내려가 농구장으로 향했다. 실로 대단한 열정이다.
5. 우리 반의 청소는 ‘칠판 닦기’ ‘빗자루 쓸기’, ‘밀대로 바닥 닦기’ 세 분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단연 ‘칠판 닦기’이다. 아이들은 칠판을 관리하는 것에 은근히 자긍심을 느끼는 것 같다. 2등은 의외로 바닥 닦기이다. 화장실에 가서 걸레를 손으로 빨아와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안하면 꽤나 의외이다. 아이들은 ‘빗자루 쓸기’를 가장 싫어한다. 이유는 ‘허리가 아파서’이다.
6. 방학이 다가올 때쯤, 반에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얌전한 학생이 나에게 쪽지와 사탕, 작은 초콜릿 하나를 건넸다. 쪽지에는 ‘저희 반 관리하시느라 항상 고생이 많으실 것 같아요. 파이팅 하세요! 이지영 선생님께’라고 쓰여 있었다. 다음 날 학생을 불러 고맙다고 말한 후, 나의 성은 이 씨가 아니며 이름도 ‘지영’이 아니라고 알려 주었다.
1학기는 이렇게 마무리되었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새 학기에도 별 일 없이 즐겁고 건강한 우리 반이 되기를. 아자아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