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운나이 서른입니다

by 혀늬

안녕하세요 미운나이 서른이 얼마 남지 않은 작가 인사드립니다.


서른, 서른, 서른.


얼마나 휘청이고 유약하며 이도저도 아닌 나이에 낄 수 없는 나이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서른이라고 해서 딱히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았지만 "사회인"이 아니라 "백수"인 채로 서른이 되고 나니 이 사회가 얼마나 차갑고 무서운지 알게 되었습니다.


sns나 블라인드 같은 어플에서는 내 나이 서른인데 스펙 좀 봐 줘 게시글이 많아지고, 친구들은 점점 결혼얘기를 많이 하곤 합니다. 애인이 없는 친구가 없어졌고 이제는 점점 꿈을 향해 가거나 공부를 한다고 하면


"아직도?"

"걱정이다...이번에는 잘되야 하는데..."


라는 철없는 시선과 함께 짠한 얼굴로 밥을 쏘지는 않습니다. (걱정하는 만큼 크게 한 턱 쏴주길 바랍니다. 잔소리하는 사람들)


그리고 저는 쉰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고 이제 곧 2년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제는 친구들도 아휴 얼마나 좋은 곳을 가려고 이렇게 고생이냐는 말을 얹습니다.


"그러게" 하며 웃기를 몇 번. 순간 이 시간에 내가 뭘하고 싶을까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지금 내가 취업준비말고 뭘 하고 싶은걸까. 내가 후회하지 않을 일이 뭐가 있지?


패드를 꺼내서 리스트를 하나씩 적었습니다.


1. 부자되기

2. 집사기

3. 건강하게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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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10가지 넘게 리스트를 적었을까


10. 나와 같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랑 공유하기를 적었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예민하고 섬세하고 정신적으로 작은 자극에도 많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란걸 심리상담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겪었던 상처와 아픔이 꽤나 오래 지속될 것도 알았고 그 순간에는 별일 아니었지만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도 종종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떠들고 놀지만 아직 모든게 소화되지 않았구나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제 직업이 상담과 사회복지직으로 바뀔 정도로 관심이 많아졌고 나와 같은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직장 내 성추행을 당한 서른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을 아직 생각하곤 합니다. 누군가는 아픔을 겪고 이겨내야 한다고 하지만 저도 압니다. 그게 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저와 같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왜냐면 저는 아직 극복하지 못했거든요. 여러분은 극복하고 있는 중이신가요?

월, 화, 수, 목,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