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되기 첫 번째 관문: 다이어트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단아하고 지적인 이미지, 날씬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떠오른다. 화면을 통해 보이는 아나운서의 의상은 화려하다. 또 몸에 착 달라붙는 의상 때문인지 아나운서들은 정말 날씬해 보인다. 그렇다. 아나운서들 중에서는 소위 '뚱뚱한'사람은 없다. 그런데 70kg였던 내가 갑자기 아나운서 준비를 한다고 하니, 가족들이 하나같이 했던 말이다. '70kg인데 아나운서를 한다고?'
다이어트는 모든 사람들에게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아나운서 준비생들은 특히 보통의 몸매가 아닌 날씬해지려고 노력한다. 마르면 마를수록 좋다. 카메라 화면을 통해 보이는 모습은 1.5배 더 부어 보이게 나오기 때문이다. 날씬해 보이려면 그것보다 더 날씬하게 살을 빼야 한다. 그래서 아나운서를 준비했던 24살의 나는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한 끼는 일반식 그리고 나머지 한 끼는 고구마 1개와 삶은 계란 2개를 먹었다. 운동은 필라테스를 주 2회 했다. 유산소도 30분 꾸준히 해주었다.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 날씬함은 '디폴트 값'이었다. 날씬한 몸매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무기'가 아니었다. 그냥 '필수'항목이었다.
그렇게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70kg에서 55kg까지 15kg를 감량했다. 그래도 주변 준비생들 몸무게에 비교하면 더 빼야 했다. 아나운서 의상 대여샵에서 빌릴 수 있는 55 사이즈 이너 원피스가 겨우겨우 맞았다.
아나운서를 포기했던 이유가 다시금 떠오른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관문은 정말 까다롭고 높다. 다이어트는 기본이고,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 훈련, 나에게 맞는 이미지 찾기 등등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경도비만이었던 나는 아나운서가 되려고 비만에서 보통으로 그리고 마름으로 가야 했다. 그것부터가 참 힘들었다.
아나운서 포기와 동시에 놓아버린 관리는 나를 다시 보통의 몸매로 만들었다. 이제 아나운서가 되려고 또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 70kg여도 도전했던 꿈인데, 지금의 나는 좀 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겠지 생각한다. 다이어트는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이다. 살을 빼는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하지만 그것이 내 목표에 한 발짝씩 가까이 갈 수 있게 해 준다면 기꺼이 웃으면서 견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