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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운 Nov 22. 2024

9, 부끄러움

어떤 분이 다른 분에게 나를 소개할 때 작가라며 인사를 시켰다.


너무나 놀라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그런 말씀은 가당치 않다고, 당황스럽워 말문이 막혔다.


옆자리 앉은 그가 조용한 음성으로 하루에 한편씩 글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며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퇴근 후 피곤할 텐데 도대체 잠은 언제 자며,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책은 언제 읽고, 또 글은 언제 쓰냐고? 되묻는다.


깊이 있는 글도 아니고 논리적인 글도 아니니, 대단한 일도 아니라며  부끄러움을 변명하듯 말했다.


많은 대화 중 그분의 인상적인 한마디가 뇌리에 남는다.


잘 쓰고 못 쓰고 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매일 꾸준히 쓴다는 게 대단하다고 위로해 주셨다.


매일 한편씩 담백함과 소박한 나만의 언어로 글을 쓰려고 노력 중이다.


말과 글이 난무하는 지금의 현실에 나의 글이 읽는 이로 하여금 더 힘들게 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과 혼란스러움이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안는지 늘 미안한 자리 한 구석이 자리 잡고 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라 용감한 게 맞다고", 멋모르고 덤벼 쓸 때가 좋았다.


쓰면 쓸수록, 알면 알수록 더 조심스럽고 부담이 된다.


"섣불리 덤볐다가 큰코다친다는 말이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 싶다.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글을 쓴다.


끝없는 나의 도전적인 마음이 진짜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


좋아서 쓰고, 잘 쓰고 싶어 쓴다.


너무 진부적인 말 같지만 그래서 쓴다.


어제 그분의 말씀을 들으니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아 괜스레 어깨가 으쓱해진다.


교만함이 나를 갉아먹게 하고 초심을 잃어버린 게 만들까 두렵다.


낮은 자세로 겸손한 마음으로 글쓰기에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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