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잠
새벽에 잠이 깨서 다시 자기 힘들다며 불면증 아니냐고 병원을 찾기도 하지만, 실제로 불면증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밤에 잠시 깨는 것은 대부분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수면은 한 번에 쭉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얕은 잠과 깊은 잠을 반복하는 여러 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면 주기와 주기 사이에는 잠깐씩 잠에서 깰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생체 리듬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깨는 것에 스트레스받아서 오히려 불면증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들은 쭉 7시간, 8시간을 자는데 자신은 왜 그렇지 못하나. 불면증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며 걱정을 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이 글을 써봅니다. 사람은 원래 한 번에 7시간을 쭉 자지 않았습니다.
옛사람들은 밤 시간을 다르게 활용하며 잠을 잤습니다. 중세 유럽인들은 밤에 두 번에 나누어 자는 '이분 수면' 또는 '분할 수면' 패턴을 가졌는데, 첫 번째 잠은 해가 진 직후부터 자정까지 3~4시간 깊게 자고, 자정 이후 1~2시간 깨어 다양한 활동을 했으며, 다시 두 번째 잠을 자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시간에는 불을 피우고 집안일을 하거나 이웃과 대화하고, 꿈을 되새기거나 부부 관계를 가지기도 했으며, 수도승들은 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고대 로마 시대의 문헌에서 'primo somno(첫 번째 잠)'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등, 분할 수면이 보편적인 현상이었음을 시사하는 기록들이 있습니다. 근대에 들어 산업혁명과 인공조명 보급으로 밤에도 활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수면은 한 번에 몰아서 자는 단일 수면 패턴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는 자연의 리듬보다는 사회적, 경제적 필요에 따른 변화입니다.
새벽에 잠이 깨도 당황하지 마세요. 이는 자연스러운 뇌 작동 방식일 수 있습니다. 다시 잠이 올 것 같으면 편안히 잠을 청하세요. 그러나 억지로 잠들려고 애쓰지 마세요. 오히려 불안이 커져 불면증만 심해집니다. 다시 잠들기 힘들다면(20분 안에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침대를 벗어나 조용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책을 읽거나, 책이 싫다면 TV를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저도 종종 새벽에 깨어납니다. 그럴 때 책 아니면 만화책을 봅니다^^) 그러다 졸음이 오면 다시 침대로 돌아가 주무시면 됩니다. 중간에 깨도 괜찮습니다. 다만 밤에 깨는 횟수가 지나치게 잦거나, 이로 인해 낮 시간의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면 수면 장애의 일종일 수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