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

어쩌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어떤 이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by 은도정신과

어떤 사람들은 때로 이해할 수 없는 생각들, 즉 '망상'에 빠집니다. 또 어떤 이들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뉴스를 믿어 버립니다. 팩트로 이야기하려고 해도 자신만의 착각에 빠져 전혀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왜 이런 생각에 빠지는지 의아합니다. 하지만 왜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그 이유를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자아'는 이 세상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아야 비로소 안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가질 때 오히려 불안이 줄어들고 장기적인 스트레스가 감소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복잡한 상황에 있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납득할 만한 상황(비록 누군가 악의를 갖고 자신에게 해코지를 한다는 피해망상이어도)에 있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우연보다도 어떤 필연을 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경험에 직면했을 때, 그 경험을 설명하기 위한 '비합리적인 확신'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우리는 무언가 그럴듯해 보이는 설명에 쉽게 이끌리고, 그 설명을 굳게 믿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로는 사실이 그 설명과 달라도, 우리가 새롭게 얻은 '통찰'이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고수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확신이 부족할 때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도 하죠. 사이비종교의 교주나 정치선동가들은 이런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떻게 보면 모든 이야기는 '착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착각 속에서 현실에 잘 맞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면 '정상'이라 여겨지고, 현실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가지면 '망상'이라고 불립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집 『잡문집』에서 옴진리교 사건 관련자들이 사춘기 시절 소설을 읽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이들이 픽션과 현실의 경계를 구분하는 능력이 부족했다고 분석합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며 픽션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한 사람은 현실과 픽션 사이의 중요한 선을 자연스럽게 찾고, 어떤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옴진리교에 이끌린 사람들은 이러한 힘이 부족해 픽션이 지닌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루키는 설명합니다. 즉,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며 '현실'과 '이야기(픽션)'의 경계를 명확히 인식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혼란스러운 세상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제공하는 것이죠.


우리의 '자아'는 마치 롤플레잉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는 다양한 아이템을 얻고, 돈을 벌고, 레벨이 올라가는 등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일지 모릅니다. 사회생활을 하며 돈을 벌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하고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경험들은 어쩌면 우리의 자아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신의 삶에 불안함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러나 버지니아 울프의 말처럼 "서두를 필요도, 반짝반짝 빛날 필요도 없어요. 당신 자신이 아닌 그 누구도 될 필요 없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주어진 이야기보다는 우리가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면서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가치 있는 경험으로 채워 나가는 것이 인생의 의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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