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휴즈, 2026
영화라는 매체의 목적이 2시간 동안 관객의 시선을 묶어놓는 것이라면, 적어도 이 영화는 성공했다. 액션의 분량이 상당하고 그 규모 또한 거대하며, 무엇보다 억지스러운 전개가 없다. (닥치는 대로 쏴 죽이는 로봇을 피해 도망치는 데 '억지'라고 할 것은 전혀 없다. 아무튼 없다.) 하지만 이 떠들썩한 영화를 2시간 동안 집중해서 보는 것은, 영화에 푹 빠져 몰입한다기보다, 그냥 눈앞에 있으니까 보는, 그런 관성적인 느낌에 가깝다.
공포 영화 수준으로 전개되는 영화의 구조를 보나, 도발적이다 싶을 정도로 느껴지는 고어한 연출을 보나, <워 머신: 전쟁 기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극적이다. 그리고 그 자극이야말로 이 영화의 모든 것이다. 로봇이 사람을 죽이고, 사람은 도망치고, 쫓아와서 또 죽이고, 또 도망치고. 이 영화의 매 순간은 자극을 주입하는 데 온 힘을 다한다.
그렇다고 그 자극이 아주 독창적인 것도 아니다. 레이저 공격에 신체가 잘려나가는 연출은, 물론 시각적으로 끔찍하지만, 그 순간의 자극 외에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한다. 사람이 아무리 죽어나가도 몇 번 반복되면 이 자극은 시들시들해진다. 그러면 어떻게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을까. 아무래도 이 영화는 '더 많이 죽인다'는 방법 외에는 별다른 해법이 없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점은 외계 로봇의 밋밋하기 짝이 없는 디자인이다. 누가 봐도 지구에서 만든 것 같은 이 로봇은, 진부하고 유치한 공격 기능 몇 개 외에 딱히 보여줄 것도 없어 보인다. 혹시 이 로봇을 지구의 누군가가 개발했다고 말하면 영화가 복잡해지니 대충 우주에서 왔다고 얼버무린 것은 아닐까.
물론 액션 영화로서 박진감은 대단하다. 특히 후반부의 차량 액션은 영화에 대한 실망감을 잠시 잊을 정도로 화려하다. 그러나 이 난리법석이 모두 끝나고 마침내 (진부하고 상투적인) 엔딩을 보고 나면, 내내 자극을 쫓던 이 영화가 결국 '자극적이지 않다'는 역설적인 결론에 이르게 된다.
2.5 / 5.0